[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사학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을 고발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낼 방침이다. 이후에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요청서도 제출하기로 했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민단체함깨, 민생경제연구소, 참자유청년연대 등 5개 단체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최성해 전 총장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조승래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최성해 전 총장을 고발한 지가 1년이 넘었다"며 "고발을 당해도 피고발인들이 조사받지 않는 그런 특권을 누리는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특권 세력이 가장 많이 사익을 챙기는 것이 사학"이라며 "사학 비리를 통해서 특권층을 형성하고, 특권 의식을 고취하고,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공권력의 최고 수사기관인 검찰은 여기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은 헌법정신으로 돌아와서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구현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권보람 참자유청년연대 사무처장은 "진정한 엄마 찬스인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12차례의 고발이 진행되는 동안 제대로 된 조사나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불공정의 끝판왕이며, 공정의 문제를 넘어 비상식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과 검찰의 선택적 정의, 직무유기에 문제를 제기하며, 제대로 된 기능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상식과 공정의 사회를 위해, 부조리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위해 청년들이 분노하는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다음 주 나 전 의원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무부와 검찰,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런데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판단되면 윤 총장 등에 대한 감찰 요청서를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에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오늘 기자회견으로 검찰에 항의를 뜻을 전했지만, 다음 주부터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나경원 전 의원, 최성해 전 총장 고발 사건에 대해 소환과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법무부와 대검에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라인을 감찰해 달라고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9월16일 딸, 아들과 관련한 특혜 의혹과 입시·성적 비리 등 업무방해 혐의로 나 전 의원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이후 시민단체에 대한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유화와 특혜 의혹에 관한 업무방해 혐의, 나 전 의원 일가 소유의 홍신학원과 홍신유치원의 사학 비리에 관한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올해 1월22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 2차 고발 대상에는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사립학교법 위반, 사기, 업무방해 혐의 등 사학 비리 의혹을 받는 최 전 총장도 포함됐다.
또 이들 단체와 별개로 전교조는 지난해 10월24일 자녀의 입시·성적 의혹과 관련해 나 전 의원, 하나고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직제개편에 따라 형사부를 재편하면서 지난 8일 이 사건을 형사1부(부장 변필건)에서 형사7부(부장 이병석)로 다시 배당했다. 이와 함께 10일 업무상횡령 의혹과 관련한 최 전 총장 고발 사건을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이송했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최성해 동양대 전 총장 등의 사학 비리, 교육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