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군 의료를 담당하는 군의관이 대부분 경력이 부족한 '단기 복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도가 떨어지는 군의관들이 미덥지 않다는 이유로 병사들의 민간병원 진료가 늘어나는 추세다.
28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군 의무사령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군의관 2400여명 중 단기 군의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94%였다. 숙련도 높은 장기 군의관은 전군을 통틀어 100명 미만이다.
현재 국방부는 군 의료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의료 사고들이 발생하자 병사들에게 진료 선택권을 확대, 민간병원 진료를 허가해주고 있다. 통상 단기 군의관은 36개월간 복무하고 전역하기 때문에 진료 및 수술 경험이 부족하다. 숙련도가 높은 장기 군의관을 늘려야 하지만 군 내 장기 복무의 유인책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에 따라 군 의료가 신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 의료 체계에서 최상위 의료기관이자 국군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병원인 국군수도병원 역시 과거에 비해 위상이 많이 낮아졌다. 국군수도병원의 후송 환자 수는 2017년 1813명, 2018년 1690명, 2019년 1338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반면 후송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역후송 환자 비율은 2017년 24.0%, 2018년 36.0%, 2019년 35.1%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군 병원 대신 민간병원에서 진료받는 병사가 많아지면서 현역병 건강보험 부담금도 2016년 564억원, 2017년 640억원, 2018년 758억원, 2019년 817억원으로 급증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 2017년 판문점 귀순 당시 총상을 집은 인민군 병사의 치료 모두를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했다"며 "총상 분야에 최고 전문가여야 하는 국군이 직접 치료하지 않고 민간 의료에 맡긴 것은 군으로서는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간 의료를 택하는 경증 환자는 과감하게 민간 의료에 맡기고 야전 의료와 총상, 외상, 훈련 의무 지원 같은 분야는 군의 특수성을 감안해 군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10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한 군인이 짙은 안개 낀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