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배우자의 부적절 처신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강경화 장관이 5일 취재진을 의식한 듯 일정을 최소화하고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다.   

 

강 장관은 당초 이날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서거와 관련해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 조의 방문 예정 사실을 공개했지만, 오전 중 돌연 일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대사관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조문객 안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강 장관이 평소와 달리 로비가 아닌 지하 주차장으로 출근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점에서 취재진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휴 기간 논란이 된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블로그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교수가 블로그에 자세하게 게재한 요트 구입 관련 내용이 후속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앞서 한국방송(KBS)은 지난 3일 이 교수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외교부가 전 세계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이동 자제를 당부하는 상황에서 거액의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한 이 교수의 여행은 외교장관 배우자의 처신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강 장관은 전날부터 재차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남편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귀국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해명으로 논란이 커졌다. 

 

정치권에서도 종일 강 장관 사태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교수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좀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공적 책임으로 연결해서 강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두둔했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이 사안의 핵심은 이중잣대"라며 "국민들에게는 '부모 성묘도 가지 마라' 하고 호화 여행하기 위해 외국에 가는 건 특권과 반칙의 문제"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