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서류 조작 및 원액정보를 바꿔치기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의약품의 시중 판매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메디톡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법이 발의됐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메디톡스 사태를 막기 위한 일명 '메디톡스 재발방지법(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약사법은 생물학적 제재와 변질되거나 썩기 쉬운 의약품 중 총리령으로 정하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자는 제조·품질관리 자료의 검토와 검정을 거쳐 식약처장의 국가출하승인을 받게 규정한다. 하지만 의약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의약품의 제조·품질관리 자료를 허위로 조작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원료를 사용한 부적합 제품을 판매한 경우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으므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현행법에서 위해의약품 제조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업체 생산수입액의 100분의 5로만 규정하고 있어, 위해의약품 판매 등을 통해 획득한 수익의 환수가 불가능하단 비판 역시 꾸준했다.
개정안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품목허가와 국가출하승인을 받아 허가가 취소된 경우, 품목허가 제한기간을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으면 품목허가 자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출하승인에서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경우에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며, 법 위반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과 과징금 규모가 연동될 수 있도록 해당 품목 생산수입액의 2배 이내로 규정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2012~2015년까지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주 등 3개 품목의 원액을 바꿔치기하고, 원액 및 제품 시험성적서를 고의로 조작했다. 해당 기간 메디톡스가 생산한 메디톡신주 등 3개 품목의 생산실적은 식약처 자료 기준 1450억원에 달한다.
강병원 의원은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은 강박적일 정도로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지만 메디톡스는 의약품 관련 서류를 허위로 조작하고, 원액정보를 바꿔치기 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커다란 위협일뿐더러, 정부와 제약업계가 함께 노력하며 일군 K-바이오의 위상과 국제 신인도를 송두리째 허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배기가스 배출 자료를 조작한 폭스바겐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폭스바겐 재발방지법'을 통과시켰던 것처럼, 메디톡스 재발방지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라고 덧붙였다.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생산라인에서 출하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