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이수혁 주미대사 "종전선언 미 이견 없다…북 설득 중"

외교통일위서 "미 대선까지 한반도 문제는 '세컨더리 이슈'"

입력 : 2020-10-12 오후 4:09:3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수혁 주 미국 대사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언급한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 고위 관리를 접촉한 결과 북한만 동의한다면 미국은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비핵화 진전 조치 없는 정치적 선언 성격의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감하고 있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맞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 대사는 이후 이어진 보충질의에서 '비핵화 진전 없는 종전선언' 의미에 대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비핵화를 위한 종전선언'이라고 부연한 바 있다.
 
이 대사는 "요체는 종전선언이 비핵화로 가겠다는 선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문을 여는 정치적 합의를 남북과 미국, 중국이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적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엔사가 해체되는 것도 아니다"며 "비핵화 프로세스를 하고 평화 협정을 해서 항구적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에서의 정치적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사는 "평화 프로세스로, 비핵화로 가는 길이라면 어떻게 주저하겠느냐는 것을 북한에 설득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하는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입장을 중요하게 유도하는 노력들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혁 주 미국 대사가 12일 국회에서 화상으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국감에서는 오는 11월3일 예정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반도 정책 전망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톱다운' 방식은 유지되거나 심지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대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바텀업' 방식으로 선회가 예상되고 오바마정부 당시 고위직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외교안보라인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오바마정부의 북핵 문제를 다룬 사람들이 '전략적 인내'의 공과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서 과거 대북 정책과는 궤를 달리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전부 국내 정치와 중국 관계에 몰입돼 있다"며 "한반도 문제는 '세컨더리 이슈'로 취급된다고 보고 있어 본격적인 검토가 진행될 틈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얘기를 듣겠다"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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