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안을 내놓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서울과 지방 저축은행 간 격차가 커지자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역 경기 침체로 지방 저축은행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금융당국이 연내 지역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진은 한 저축은행 전경.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3일 "저축은행 M&A 규제는 2015년과 2017년에 나온 인가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며 "상황 변화를 보고 규제 완화안을 검토 중이며 올해 방안에 대한 답을 줘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M&A 규제는 법률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가 정책만 변경하면 된다"며 "조만간 M&A 규제 완화를 포함한 개선안을 하나씩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데는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격차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지역 경기가 둔화하면서 지방 저축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 격차가 커진 게 이를 방증한다. 최근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여신 확대를 위해 수신고를 확보하고자 예금 금리를 연이어 2%대로 상향했다. 반면 지방 저축은행은 지역 대출 수요가 급감하자 역마진을 우려해 수신 금리를 여전히 0%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출 대비 예금 고객이 더 크게 증가하면 예대마진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사상 첫 0%대로 예금 금리를 낮췄던 경북 소재 대아저축은행은 여전히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7%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이밖에 경북 기반 대원저축은행도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7% 설정했다. 호남 소재 더블저축은행도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지난달 1.3%에서 0.4%포인트 낮춘 0.9%로 제공하고 있다.
권역별 당기순이익과 총자산 규모 격차도 계속 벌어진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서울권 저축은행(23개사) 평균 당기순이익은 83억원으로, '대구·경북·강원(11개사)' 평균 당기순이익 3억원에 비해 약 27배 컸다. '대전·충남·충북(7개사)' 3억원, '광주·전남·전북(7개사)' 9억원 등을 기록했다.
서울권 저축은행 평균 총자산 규모는 1조9406억원으로 '대구·경북·강원' 2161억원 대비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밖에 '광주·전남·전북' 2860억원, '부산·울산·경남' 5142억원, '대전·충남·충북' 501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안에는 이 같은 지역 간 격차를 줄여 지방 저축은행을 활성화하는 방향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도입된 단일 대주주 3개 이상 저축은행 소유 금지, 영업권역이 다른 저축은행 간 합병 제한 등의 규제 조치가 거론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