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생존을 위한 각종 자구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회사는 항공관광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던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일반인으로 확대한다. 이달 30일 항공의 날을 기념해 30일, 31일 이틀간 진행하며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한반도 전역과 제주 상공을 2시간 30분간 비행한 후 출발 공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에어부산이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기획하게 된 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항공사 고정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기료를 아끼기 위한 취지도 있다. 에어부산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도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선보인 바 있으며 상품이 호응을 얻자 대한항공을 비롯한 다른 항공사들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꾀하는 항공사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사업을 하기 위한 절차를 마치고 11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인가받은 방염포와 결박줄을 사용해 화물을 좌석 위에 고정할 계획으로, 우선 2대의 항공기를 화물 운반에 투입한다.
코로나19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여객 수가 줄면서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 비중을 늘려왔다. 하지만 LCC의 경우 화물 전용기가 없을뿐더러 관련 노하우도 없어 진에어 외에는 별도의 화물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항공법상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싣기 위해서는 별도의 안전장치를 해야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LCC들이 화물 영업을 망설이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여객 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티웨이항공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이 본격적으로 화물 운항을 시작하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화물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이달 중순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기로 개조할 예정이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또한 앞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며 화물 비중을 늘린 바 있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한 각종 자구책을 강구하는 가운데 무급휴직이나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줄이기도 하나의 방편이 되고 있다. 특히 LCC들은 이달을 끝으로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면서 11~12월 전사적으로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정부의 지원금은 새해가 되면 다시 신청할 수 있어 연말을 무사히 버티는 게 항공사들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날 60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며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아직 대규모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지만 업계 전체가 무급휴직에 돌입한 만큼 이를 버티지 못한 직원들의 퇴사가 늘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