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김봉현 진술 사실이라면 엄청난 정치 개입"

법사위 국감서 옥중 편지 내용 두고 집중 질의
서울남부지검장 "뺄 것 없이 그대로 수사할 것"

입력 : 2020-10-19 오후 3:27:4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라임자산운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편지에서 검사와 야당 정치인에게 향응 또는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것이 논란이 된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편지 내용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김봉현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면 법정에서 위증에 대한 처벌을 감수하고 진술을 번복했다"며 "'검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진술을 협조했다'는 발언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우선 김 전 회장이 여야 정치인과 관련된 진술을 했는데, 야당 쪽은 봐주고 여당 쪽은 다그쳤다고 한다"며 "강기정 수석을 잡을 것을 내놓으라는 진술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정치 개입"이라고 밝혔다. 또 "그다음으로 검사들이 배치부터 시작해서 술 접대를 받고 술 접대를 받은 검사가 수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하는 입장을 냈는데, 검찰 내부의 보고 지휘가 제대로 이뤄졌는가도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술 접대를 받은 검사가 누군지 특정되는지 질의했고,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당시 술 접대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에서 오늘 수사 의뢰가 들어왔다"며 "감찰 결과를 통해 앞으로 수사해서 밝혀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담당 검사가 어떻게 수사팀에 합류하게 됐는지 경위와 배경을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정도를 주고 술 접대를 했다고 하는데, 특정됐나"고 질의했고, 박순철 지검장은 "수사 중이어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대답했다. 박 의원이 다시 "검사장 출신 유력 야당 정치인에게 청탁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인가"라고 묻자 박 지검장은 "뺄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라임 사건은 정말 조직적으로 성공한 로비란 이야기가 있다"며 "대검찰청에서 올해 1월17일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하려고 하는데, 일주일 후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했다"고 말했다. 또 "채널A 사건이 '검언 유착'이라고 하면서 옥중 편지를 들고나와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했는데, 그 내용이 맞았나"라며 "다시 구속된 사기 피의자가 옥중 편지를 언론에 흘리고, 법무부가 화답해 감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피 같은 돈이 사라진 금융사기 사건이지만,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 잘하고 수사 잘하던 검사들을 전부 지방으로 좌천시키고, 정권의 말을 잘 듣는 분들이 다 여기 앉아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저는 능력이 안 돼서 수사가 안 될 것으로 본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고, "사기 피의자와 협의해서 옥중에서 편지를 쓰게 하는 것도 수사 기법인가"라고 조롱성 발언도 했다.
 
야당에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에 관한 질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옵티머스 사건은 수천, 수만명의 피해자를 야기한 대형 금융사기 사건"이라면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김재현 대표는 대한민국 고위공무원, 법조계 등의 힘 있는 사람들하고 네트워킹이 잘 되고 있다고 하는데, 서울중앙지검에서는 김 대표 등을 상대로 이러한 정관계 로비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연예기획사 신모 전 대표도 로비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진술이 있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들어오는 검사를 다 막아줬다는 등 로비에 관련한 의혹이 차고 넘치는데도 서울중앙지검은 3개월 전 신 전 대표를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옵티머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이혁진 전 대표의 횡령 사건과 금감원 수사 의뢰 사건은 수원지검이 하고 있다"며 "수사를 이원화할 것이 아니라 합쳐야만 원활해지지 않겠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효율적인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 전 대표가 귀국하면 다시 한번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 내용에 대한 질의에 "뺄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수사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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