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LG화학, 주주 달래기에도 의견 '분분'

엇갈린 의결권 자문사 권고
뿔 난 소액주주, 전자투표 반대 독려

입력 : 2020-10-23 오전 6:07:1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가운데 시장의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의 증권사와 의결권 자문사가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들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일부 주주들이 배터리 사업부 분할을 반대하기 위해 전자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LG화학의 분할 추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 분할을 위한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부는 LG화학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이 사업부는 전기자동차에 실리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노트북과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소형 전지 사업을 하고 있다.
 
소액 주주들은 커지는 배터리 시장을 고려해 LG화학에 투자했는데 전지 사업부가 떨어져 나가면 사양산업인 석유화학 사업만 남게 돼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며 분할을 반대하고 있다.
 
"합리적 선택 vs 모기업 가치 하락 불가피"
 
LG화학이 선택한 분할 방식은 물적분할로, 분할 후 배터리 사업부는 LG화학의 자회사가 되며 기존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가질 수 없다. 이론적으로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의 가치는 모기업에 반영돼 분할이 LG화학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한국 사회 특성상 지주사들의 주식이 저평가되는 사례가 흔하고 신설법인이 상장하게 되면 여기에 투자하기 위해 주주들이 LG화학 보유 주식을 뺄 가능성도 있어 기존 주주가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신설법인 상장이 가능한 분할 방식인 만큼 신규 자금을 손쉽게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증권사와 의결권 자문사들도 물적분할로 LG화학의 성장 동력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잇따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최근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한 LG화학의 투자 확대가 회사 재무구조에 부담이 돼 국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며 "향후 신설된 배터리 독립법인은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ISS와 함께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도 "배터리 회사가 LG화학의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주주에게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이번 물적분할은 회사 내부 조직 개편 정도의 영향만 미치게 될 것"이라며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밖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찬성 의견을 냈다.
 
다만 전날 또 다른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디스카운트'(할인)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설회사에 대한 경영 통제 수단 상실, 존속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아야 하는 배당 등도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ISS도 LG화학 분할에 찬성하면서도 "분할을 통해 회사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이 분할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사진/LG화학
 
소액주주 "반대표 던지러 갑니다"
 
이 가운데 소액 주주들은 분할을 꾸준히 반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20일부터 29일까지 배터리 분할에 대한 주주 의견을 묻는 전자투표를 하고 있는데 일부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반대를 독려하고 있다.
 
앞서 금융소비자원도 물적 분할 후 LG화학의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 소액 투자자들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일각에선 10%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LG화학의 최대주주인 ㈜LG가 막대한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어 아직까진 임시주총은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사업 분할의 경우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LG는 지난 6월 말 기준 30.06%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분할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주주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전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분사 추진은 자원 투입의 유연성, 지속적인 수익 동반을 위해 요구되는 바른 의사결정 체계를 갖기 위함"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경쟁우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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