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WTO 총장에 유명희 라이벌 지지…회원국 표심 영향 미칠까

입력 : 2020-10-26 오전 10:36:14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일본 정부가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라이벌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WTO 사무총장은 관례상 회원국 만장일치로 선출되는 만큼 일본의 결정이 선거 막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교동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일본 정부는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며 "이른 시일 내 WTO에 일본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분쟁이 공정하게 처리될지 불안이 생긴다'는 분위기가 일본 정부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현재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가 WTO에 제소된 상태다. 
 
WTO 사무총장은 개별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 본부장은 WTO 제소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유 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자신들이 불리해질 것이란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7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명희 본부장은 WTO 제소를 주도한 인물"이라며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에 당선되면 일본에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뉴시스
 
사무총장 선거는 사실상 16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형식이다. 어느 한 국가라도 끝까지 반대 의견을 내놓는다면 규정상 투표를 진행하지만 지금까지 투표를 통해 자리에 오른 사무총장은 단 한 명도 없다. 강대국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중소국가들은 대세에 따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WTO 영향력이 강한 일본의 유 본부장 견제가 다른 회원국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유 본부장이 다수의 회원국 지지를 받으면 일본 정부도 그의 취임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한편 한국 정부는 유 본부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부터 독일·러시아·인도·브라질·이집트 등 13개국 정상과 통화하고 73개국에 친서를 발송하며 유 본부장 지지를 당부했다. 
 
사무총장 결선 선거(3라운드)는 오는 27일 마무리된다. 선출 시한은 11월7일로 이날까지 모든 회원국의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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