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10월 국내선 여객 수가 전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항공업계 분위기는 여전히 침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11~12월 중순까지는 '여객 기근'이 예상된다.
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국적사들이 10월 수송한 국내선 여객 수는 547만8306명으로 전년 동월(605만5846명)보다 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368만9836명보다는 48.5% 늘었다. 10월 국내선 여객 수는 여름 휴가 성수기인 지난 7~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8월에는 558만3486명, 7월에는 492만9335명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 이후 매달 국내선 승객은 전년 대비 최대 60%까지 감소한 바 있다. 평균 두 자릿수 감소율을 이어오다 지난 8월 7.2%로 가장 낮았고 10월은 올해 들어 두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코로나19에도 10월 국내선 여객이 급증한 것은 추석과 한글날 연휴를 이용한 여행객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며 국내선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이는 FSC들이 LCC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국내선 대신 화물을 통해 수익을 꾀했기 때문이다. 반면 LCC들은 국내선 외에 수익 창구가 없어 공격적인 증편과 함께 특가 이벤트를 해왔다. 제주 노선의 경우 1만원이 채 안 되는 편도 티켓까지 풀리기도 했다.
10월 국내선이 전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항공사들의 실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올 3분기 제주항공의 국내 여객 1km당 인당 운임(일드)은 지난해 101.7원에서 올해 66.7원으로, 진에어는 지난해 125.9원에서 올해 81.8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지난 10월 국내선이 모처럼 웃었지만 가격 경쟁이 치열했고 주 수익원인 국제선도 여전히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세를 이어오면서 3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은 적자 행진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 대부분은 수백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아시아나항공 1001억원 △제주항공 680억원 △진에어 505억원 △티웨이항공 4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3분기 438억원의 흑자가 예상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4.61%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11~12월 중순은 항공업계 전통적인 비수기라 10월만큼의 국내선 승객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동계 시즌에도 항공사들의 특가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대부분은 편도 1만원대 특가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날 10인 이상의 사적 단체모임을 대상으로 한 '단체 우대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적항공사가 이같은 단체 우대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여객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렵게 되자 항공업계는 화물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에 화물 사업을 했던 FSC는 물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도 이미 뛰어들었다. 진에어는 최근 국내 LCC 최초로 미국 LA 화물 운송을 시작한다고 알리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여객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에는 운임이 뛰고 있는 화물에 항공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본격 보급돼야 국제선 수요가 살아날 텐데, 이 시점은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