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 집행 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기소 과정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이 지난 5일 대검찰청 감찰부에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 기소 과정의 적정성 여부에 관해 그 진상을 확인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추 장관은 대검의 진상 확인 조사 결과를 검토해 직무 집행 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최근 서울고검 감찰부의 채널A 사건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독직 폭행 혐의 기소 과정에서 주임 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정 차장검사 직무 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장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하고, 결재에서 배제되는 등 그 절차상 심각한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정 차장검사의 직무 집행 정지에 관한 질의에 "독직폭행죄에 대해 수사팀 내부에 이견이 있었다고 한다"며 "독직폭행이 되려면 고의성이 있어야 하고 독직이 있었느냐 하는 증명이 있어야 하는데, 뚜렷한 증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주임 검사의 변경 경위와 수사 검사의 이의제기권 보장 여부에 대한 진상 확인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사례를 들어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영국 등 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 아래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서울고검은 지난달 27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정 차장검사를 불구속기소했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였던 지난 7월29일 오전 11시20분쯤 한 검사장의 사무실에서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던 중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밀어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검사장 측은 당시 "잠금 해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갑자기 정진웅 부장이 소파에 앉아 있던 한 검사장 몸 위를 덮쳐 밀었고, 그 과정에서 한 검사장은 소파 아래 바닥으로 밀려 넘어졌다"며 "바닥에 넘어진 한 검사장 몸 위로 정진웅 부장이 올라 어깨를 잡고, 팔로 얼굴을 눌렀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같은 날 독직폭행 혐의로 정 차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