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현금서비스 이용률이 급감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있다. 내년에 재개되는 카드대출 총량 규제를 고려하면 대출을 마음대로 늘리기 어려운데, 현금서비스가 줄어든 만큼 상대적으로 고수익 카드론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카드대출 총량 규제를 고려해 현금서비스보다 수익성이 큰 카드론 취급을 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카드업계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해 9월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3조88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4조3302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올 초 1월 이용액(4조2044억원)과 비교해도 7.6% 하락했다.
현금서비스 이용 금액이 급감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프로모션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당수 마케팅은 카드론 또는 리볼빙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이벤트이다.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도를 높이는 등의 방식도 고려치 않고 있다. 더욱이 핀테크 플랫폼에서 다양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현금서비스 자동 신청도 폐지돼 현금서비스 이용은 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핀테크 플랫폼 등 현금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져 현금서비스 이용이 감소하고 있다"며 "현금서비스가 사용이 줄어드는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이용 감소를 오히려 카드론을 늘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카드사는 지난 2017년부터 카드대출 총량 규제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대출 규모를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올해는 코로나 국면임을 감안해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카드사는 내년에 다시 규제가 적용될 것을 고려해 카드대출 증가율을 관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서비스 사용이 감소하자 수익이 더 나는 카드론을 늘릴 여력이 생겼고, 카드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월 동안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 총액은 35조2102억원으로 전년(31조3009억원)대비 12.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은 36조3460억원으로 지난해(39조1565억원)보다 7.1% 하락했다.
아울러 카드대출 총량 규제의 기준이 되는 대출잔액도 카드론 비중이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론 대출잔액은 29조789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2.3% 증가했다. 반면 현금서비스 대출잔액은 5조600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7% 감소세를 나타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