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여행업계 1위 업체인 하나투어가 전직원 무급 휴직 연장을 결정하면서 업계 전반의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끊길 상황이라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무급 휴직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나투어 직원 2000여명은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급여 일부를 받아왔지만 12월부터는 이마저 만료돼 사실상 무급여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번 무급 휴직 연장 결정은 최선의 비용을 들여 고용을 유지하고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매출은 없는데 자금 상황도 한계가 있다 보니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하나투어만의 문제는 아니다. 업계 2·3위 업체인 모두투어와 노랑풍선도 이미 무급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하나투어 소식으로 우리도 당혹스러운 입장”이라면서 “업계 1위 업체가 저렇게 휘청이는데 다른 후발 주자 업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 중소 여행사들은 이미 인원 감축에 들어간 곳도 있다. NHN 여행박사가 직원 300명 가운데 10명만 남기고 전원 희망 퇴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유투어도 임직원을 30명대로 줄이고 전원 무급 휴직 중이다.
롯데관광개발도 직원 3분의1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받은 한편 한진관광도 희망 퇴직을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에선 ‘트래블 버블’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우수 지역 사이에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다. 이 협약이 체결되면 해외에서 온 입국자들에게 시행하는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입국 제한조치가 완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주무 부처인 문체부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다”며 “고사 직전인 여행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여행사 부스가 한산하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