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동반 부실 우려에 대해 "(KDB산업은행과) 재무구조를 좋게 하고 부채비율을 낮춰 금융 비용을 줄이는 구조로 (합병 계획을) 짰다"며 오히려 합병 후 두 회사의 부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22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되면 코로나19 때문에 당장 2~3년은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이번 인수를 위해 빚을 내는 게 아니라 증자를 하기 때문에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아시아나 같은 경우는 이자율이 7% 이상"이라며 "이 정도의 고금리를 주고는 장기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계속되는 한 두 회사 모두 어렵겠지만 이후 노선 스케줄과 기재,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우 사장은 "예를 들면 현재 대한항공이 싱가포르에 주간 21번, 아시아나가 10~11번을 들어가는데 시간대가 비슷한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을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화물기도 같은 요일에 뜨는 것들을 재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병 완료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당장 밝히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선 통폐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선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닌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조정을 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은 51년 동안 한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었고, 코로나19로 위중한 상황 속에서도 한 명도 인위적으로 내보내지 않았으며 그런 기조를 아시아나 통합 후에도 유지할 것"이라며 "자회사와 협력업체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산은과의) 계약서에 넣었다"고 말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합병 기간인 2~3년간 브랜드까지 바꾸기는 어렵다"며 "뭐가 제일 합리적인지, 직원과 회사를 위해 좋은 건지 지금부터 계획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대형 국적항공사의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합산 슬롯 점유율이 40%가 안 돼 독과점이 될 수 없다"며 "해외 공항을 보면 알겠지만 런던 히드로공항의 경우 영국항공 점유율이 50%, 미국 공항의 경우 (자국 항공사 점유율이) 90%"라고 말했다.
KCGI 주주연합이 이번 인수를 반대하며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해서는 "2주 내로는 결론이 날 것"이라며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하며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 사장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 조직 구성을 마친 상태다. 서류 실사 후 모든 업무 분야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실사단은 산은, 아시아나항공과 협의해 결정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