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국가별 코로나19 심각 수준에 따라 카드사 해외사업 실적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국가에 속하는 베트남에서는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증가했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에선 부진을 면치 못했다.
카드사 해외법인 실적이 코로나19 확산 및 감염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사진은 국내 한 카드사가 외국에서 출시한 신용카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외 사업을 벌이는 카드사의 해외법인 실적이 국가별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4개 국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신한카드의 올 3분기 해외법인 순이익 총액은 1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7.2%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70억원, 2분기 64억원 등의 순익을 올린 것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해외사업 실적 개선을 견인한 곳은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이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올 3분기 실적은 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50억원 가까이 수익이 증가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순익이 크게 신장한 데는 선제적으로 국가 방역 조치를 취한 것과 무관치 않다. 베트남은 지난 4월 3주간 선제적으로 대규모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코로나 감염이 크게 확산하지 않았다. 현재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300명 수준이다.
이와 달리 코로나 확산이 심화된 국가에선 실적 타격을 입었다. 인도네시아 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3분기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매 분기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누적 확진자수가 47만8720명이며, 일일 확진자수는 최근 4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밖에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와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카자흐스탄)의 3분기 실적은 각각 6억8700만원, 11억8400만원을 기록해 1~2분기 대비 소폭의 증감을 나타냈다.
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실적도 코로나 여파에 따라 갈렸다. 라오스 합작법인 'KB코라오리싱'의 3분기 순이익은 3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14억원, 2분기 9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라오스의 코로나 감염 누적 확진자수는 25명으로, 코로나 안전국으로 여겨진다. 반면 코로나 영향에 더 노출된 캄보디아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23억원으로 지난 1, 2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아울러 올해 8월 자회사로 편입한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는 신한카드 인도네시아 법인과 같이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 3분기 실적은 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법인 '미얀마투투파이낸스' 3분기 순이익은 11억원을 기록해 1, 2분기 실적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카드사들은 해외법인 실적 감소를 막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국민카드는 지난 6월 캄보디아 법인의 모바일 사업 강화를 위한 입찰을 실시했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법인의 디지털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 및 플랫폼 구축, 디지털 신용평가제 도입 등을 통해 해외법인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