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16개월 영아가 입양 부모의 지속적인 학대 끝에 사망한 사건과 관련, 안일한 초동 대응으로 사건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경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수사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3일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아동학대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장 청장은 "아동학대 사건 접수 단계에서 여성아동청소년과장이 사건초기에 개입해 민감 대응토록 수사를 지휘할 것"이라며 "아동학대 반복신고 사건은 지방청에 즉시 보고해 중요 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으로, 지속 모니터링 및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경찰청에 소아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아동학대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장 청장은 "변호사 등 19명으로 구성하고 일선에서 수사할 때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사관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내년부터 '아동학대 수사요령' 관련 별도 교육과정을 신설해 현장 초동조치 등을 적극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13일 16개월 입양아 A양은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 방문 당시 A양의 복부와 머리에는 큰 상처가 발견됐고,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사망하기 전까지 약 8개월 동안 지속적인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양 이후 3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이에 경찰의 안일한 대처가 A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입양모 장모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 및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와 방임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송치됐다.
장씨의 남편은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의 공동정범과 방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16개월 입양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구속된 입양모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