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소매와 통신 등 일부 섹터는 여전히 상승장에서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땐 경기 방어주 역할을 맡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실적 우려와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을 이유로 현재 상승장에서는 수혜를 입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가 10.2% 오른 지난 한 달 간 대부분의 코스피 종목 섹터들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섹터별 한 달 수익률은 의약품( 19.74%), 기계(14.23%), 운수장비(13.26%), 전기·전자(12.92%), 운수창고(12.37%), 화학(12.04%), 증권(10.99%) 순으로 높았다.
전년 말 대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달 반등장에서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한 섹터들도 있다.
보험(-7.05%), 은행(-19.30%) 섹터는 작년 말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으나 최근 한 달 간은 각각 8.82%, 8.98%씩 상승했다. 유통업(1.00%)과 철강·금속(1.26%)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 달 수익률은 각각 7.47%, 7.28%로 이달 반등장에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과 저금리 기조 등에 이들은 올해 주도주로 자리잡진 못했으나, 내년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반등을 시작했다.
반면 섬유·의복(-3.22%), 통신업(-2.00%), 음식료품(-0.08%), 전기가스업(-0.07%)은 한 달 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해 최근의 반등장에서 소외됐다. 특히 섬유의복, 전기가스업, 통신업은 전년 대비로도 약 13%, 174%, 28% 내린 상태다. 코로나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올해 꾸준히 올랐던 음식료품과 달리 이들은 이번 반등장에서조차 소외되며 올해는 결국 회복의 기회를 만들지 못한 셈이다.
통신업은 하락장에서도 낙폭이 크지 않는 특성을 지닌 '경기방어주'로 분류되곤 하는데, 반대로 상승장에서도 크게 움직이지 않는 탓에 올해 큰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엔 통신3사가 주파수 할당 대가와 관련해 정부와 의견차 조율에 차질을 빚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통신3사 모두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만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파수 외 요소들은 긍정적"이라며 "확실한 이익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배당도 증가하는 방향이 명확하기 때문에, 지수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통신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섬유의복 업종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에서 아직 완연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영향 직격타와 전체 소매판매 침체 속에서 자유소비재 부진이 심화됐다"며 "특히 전후방 산업이 모두 부진해 주가 하락 동조화가 발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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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