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론 평균금리 하락폭이 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실이 우려되는 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추진되자 카드사들이 저신용 차주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카드사가 취급하는 카드론 평균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달 표준등급 기준 평균 카드론 금리(운영가격)는 13.24%를 기록했다. 지난달(13.6%) 대비 0.3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9월부터 카드론 금리가 하락 전환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월 평균금리는 전월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카드론 금리 감소를 견인한 카드사는 현대·우리카드이다. 현대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는 12.26%를 기록해 전월보다 1.19%포인트 내려갔다. 카드사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는 카드론 평균금리가 11.64%를 기록해 지표가 집계된 이후 첫 11%대를 기록했다. 우리카드 역시 전월보다 카드론 금리가 1.1%포인트 하락 조정됐다.
지난달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52%포인트 내려간 13.51%를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16%로 집계돼 전달보다 0.21%포인트 하향됐다.
이와 달리 신한·삼성·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그렸다. 신한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는14.21%를 기록해 전월보다 0.22%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카드 역시 카드론 평균금리가 14.26%로 집계돼 전달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전월보다 0.12%포인트 오른 13.64%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가 대체로 하락세를 보인 데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탓으로 보인다. 코로나 취약 차주 대상 원리금 상환 유예가 시행돼 일시에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 인하 법안이 발의되면서 신규 저신용 차주를 취급하는데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 정국이어서 대출 정책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코로나 확산 추이와 원리금 상환 유예에 따른 연체율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대출 심사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등급별 카드론 금리 수준을 보면 저신용자인 9~10등급 금리 하락폭이 컸으며, 이들 상품을 이용하는 외부 신용평가사 등급은 상향 조정돼 저신용 차주가 배제됐다. 삼성카드의 9~10등급 카드론 평균금리는 21.85%로 전월 대비 1.87%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같은 기간 1~2등급 평균금리가 0.27%포인트 하락한 것보다 더 큰 수치다. 아울러 해당 상품 이용자의 외부 신용평가사(NICE) 등급도 4.9등급에서 4.7등급으로 상향됐다.
지난달 국민카드 9~10등급 이용자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1.87%포인트 내렸으며, 외부 신용평가사(KCB) 등급은 7.4등급에서 6.6등급으로 크게 올랐다.
지난달 현대카드의 9~10등급 이용자 카드론 평균금리는 22.75%를 기록해 전월보다 2.22%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는 21.67%로 나타났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9~10등급 이용자가 지표상에 잡히지 않았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