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홈즈’ 저 가격에 저런 집 가능해?

방송 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 미비

입력 : 2020-11-25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내게 꼭 맞는 집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과 받을 수 있는 대출, 그리고 가족 구성원에 따른 집의 평수, 그리고 인근 편의 시설 여부 등 집을 찾기 위해선 따져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는 이렇게 따져 볼 것이 많은 내 집 구하기를 대신 나서서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은 의뢰인을 대신해 여러 조건을 고려해 집을 구하고 이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지난해 3월 첫 방송된 ‘구해줘 홈즈’는 자체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22일 방송된 85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5.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방송 이후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 실제 계약을 하지 않은 채 방송 홍보 효과만을 노렸다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 됐다. 또한 집을 구하는 의뢰인이 선택한 집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 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방송 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 미비 
 
방송에 나온 지역의 부동산 거래량 혹은 집값 상승은 거의 없었다. 방송에 나온 한 지역의 공인 중개사는 “방송에 나온 주택의 가격이 방송 이후에도 비슷한 가격으로 거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에 등장한 주택의 경우 제작진이 발품을 많이 팔아 비슷한 가격에 비해 집 상태나 옵션이 괜찮았다. 방송에 나온 주택과 비슷한 조건의 경우 방송에서 나온 가격보다는 조금 높을 수 있으나 방송 영향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의 따르면 매물은 시기에 따라 가격과 거래량이 천차만별이다. 다시 말해 ‘구해줘 홈즈’에 등장한 매물들은 당시 가장 좋은 가격과 조건의 집을 구해 소개를 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숲세권 지역으로 소개된 도시의 공인중개사는 “방송 이후 해당 집에 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긴 했다. 하지만 해당 조건의 집은 이미 팔렸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의 집을 구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시세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방송에서 소개된 집과 동일한 가격으로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집에 대한 인식 변화
 
‘구해줘 홈즈’는 다양한 매물을 선보이면서 대중들에게 집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었다. 아파트뿐 아니라 전원주택, 나아가 지방 등 다양한 지역의 매물을 소개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국은 집하면 무조건 아파트라는 생각이 과거에는 강했다. 여기에 역세권과 학군이 집을 선택하는데 주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구해줘 홈즈’ 때문인지는 몰라도 인테리어나 집의 크기, 편의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에는 도보로 역까지 거리를 물어봤다면 자차로 직장까지 얼머나 걸리는 지가 집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구해줘 홈즈’는 단순히 집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전원 주택의 장단점과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따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역시도 이 점을 높이 샀다. 한 공인중개사는 “얼마 전에 문의를 한 고객은 거리가 있더라도 아이들과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전원 주택을 찾는다고 하더라. 마당 여부와 넓은 거실이었다”며 “그리고 전원주택이 처음이라고 하는데도 보여준 매물들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더라”고 밝혔다. 
 
의도치 않은 홍보 효과?
 
‘구해줘 홈즈’의 긍정적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방송을 타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홍보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한 공인중개사는 “프로그램의 의도와 상관없이 방송 이후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 있다. 원래 집값이 상승 중인 지역인데 방송까지 타면서 기존의 지역 주민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매물의 거의 없는 상태다”고 했다. 또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풍선 효과가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되어야 하는데 방송으로 인행 투자자들이 오히려 몰려 해당 지역 집값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구해줘 홈즈’와 비슷한 조건의 집을 팔겠다는 광고 글이 블로그 등에 올라오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방송 화면 캡처 사진을 올려 놓고 집을 팔겠다고 광고하는 글도 봤다. 허위 매물이나 과장 광고 매물을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해줘 홈즈. 사진/MBC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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