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6년째 법정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3차 재난지원금 및 백신 예산이 본예산 편성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재원 마련을 놓고 여야간 대립이 극심해지면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원하기 위해서는 2조원 안팎의 국채 발행을 통한 예산 순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국형 뉴딜 사업 예산을 깎아 재난지원금 3조6000억원과 11조원 규모의 민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준수하지 못했다. 3차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재원 마련에 대한 이견으로 또다시 처리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형 뉴딜 사업에 대한 예산이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감액규모는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 21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한국형 뉴딜 사업이 정부의 역점 추진 사업인만큼 여당은 해당 사업의 삭검은 수용 불가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액과 관련해 여야가 다 요구한 게 그 어느 때보다 더 많다. 다른 때와 달리 신규소요, 필수소요가 생겨서 (감액) 갭 차이가 여느 때보다 더 커졌다"며 "정부와 여야가 증액소요를 눌러서 최소화시키고 최대한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만큼 순증할 수밖에 없다. 별도 추경 편성을 통해 국채를 늘리는 것보다 본예산 순증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며 "일각에서 순증 규모를 2조원으로 이야기하는데 정해지지 않았지만 2조원은 최소라고 본다"고 했다.
야당의 한국판 뉴딜 예산 삭감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국판 뉴딜은 이미 50% 정도가 계속사업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또는 올해부터 시작한 것인데 갑자기 중단하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신규 사업도 정부가 공들여서 한 것이라서 한국판 뉴딜에서 대폭 감액은 불가능하고 필요하다면 아주 미미한 소액만 감액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12월 2일 법정처리 시한을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서는 "예산안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예산안 주요 쟁점에 대한 당정의 최종 입장이 조율됐으니 막판 심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차원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여야 지도부간 합의점 도출이 유일한 통로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2일 본회의를 앞둔 오전 시간을 합의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예산안 처리에 단독으로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에서 기동민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