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분석 문건 두고 "직접 물을 수 있나"vs"외국선 책도 낸다"(종합)

문건 속 재판 스타일 비중 추미애 측 "10%" 윤석열 측 "95%"

입력 : 2020-11-30 오후 6:49:0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사찰이냐 공판 준비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측 변호인은 직무집행 정지의 필요성과 법관 사찰 여부를 두고 30일 법정에서 벼랑끝 설전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는 이날 오전 윤 총장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비공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법무부 측 추미애 장관의 법률 대리인인 이옥형(왼쪽) 변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률 대리인 이완규 변호사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대한 비공개 심문을 마친 뒤 각각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총장 측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추 장관의 직무정지 결정이 윤 총장 개인은 물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도덕성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준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추 장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징계 청구된 공무원의 직무 배제가 당연하다고 맞섰다. 심판 대상은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요건이지, 그 위법성 여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검찰총장의 업무 집행은 개인이 아닌 공적 권한이므로 윤 총장이 구할 이익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징계 원인인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이 법관 사찰인지 여부도 쟁점이었다. 추 장관은 검찰의 법관 개인 정보 수집·보관·가공이 헌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옥형 변호사는 이날 변론에서 "그렇게 정당한 정보라면 해당 당사자에게 미리 보여주면서 '당신이 이런 사람이냐'고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물어볼 수 없는 내용이고 그 상대방이 문제삼을 것이어서 그렇게는 못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윤 총장 측은 문건이 원활한 공판 활동을 위해 한 차례 공개된 정보를 정리했을 뿐,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같은 검찰청법을 두고도 정 반대 해석을 내놨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범죄수사와 공소의 제기,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직무와 권한을 갖는다. 윤 총장은 해당 문건이 '공소 유지에 필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변호사도 재판 수행을 위해 특정 법관의 재판 방식을 파악하고, 대한변호사협회도 매년 법관 평가를 실시해 직무 능력을 공개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추 장관 측은 검사가 증거 제출과 증인신문, 구형 등 소송 행위를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관의 '공판 스타일'이 문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도 전혀 다른 주장이 나왔다. 추 장관 측은 재판 스타일에 관한 내용이 전체의 10%라고 한 반면, 윤 총장 측은 해당 부분이 95%가 넘는다고 반박했다.
 
문건에 법관의 출신 학교와 지역 등이 표기된 점을 두고도 추 장관 측은 "지역이나 출신 학교로 법관을 평가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고 한 반면, 윤 총장 측은 "외국에서도 재판 준비를 위한 자료로 불리며 관련 서적도 출간된다"고 맞섰다. 재판부 분석 문건은 부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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