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에 강한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기도 했다.
탄소중립 전략은 배출한 이산화탄소 만큼을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계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의 한계와 재원 등의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 없이 탄소중립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원별 발전 비중은 2019년 기준 석탄발전이 40.4%, 원자력 25.9%, 액화천연가스(LNG) 25.6% , 신재생에너지 6.5% 수준이다. EU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9년 전력생산량의 35% 수준이며, 이중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은 18% 정도를 차지한다.
경남 거창군 남상면 감악산 풍력발전 지대 사이로 해가 저물고 있다. 사진/뉴시스
석탄발전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매우 큰 상황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재생에너지가 주력 에너지원으로 작동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먼저 태양광 및 육상풍력발전은 산림훼손, 소음 등의 주민민원, 폐기물 발생 등의 문제가 있으며, 부족한 기술력이나 높은 생산단가도 문제다.
일례로 국내 주요 풍력터빈 제조사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의 경우 정격출력 3MW급, 5.5MW급 발전기 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덴마크의 베스타스의 경우 8MW급의 풍력터빈을 생산한다.
기술력 면에서 베스타스(덴마크), 지멘스(독일), GE(미국), 노르덱스(스페인) 등 글로벌 업체에 뒤처지고 있지만 생산단가는 오히려 비싸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에 풍력터빈 생산량이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 신규 설치된 풍력단지 풍력터빈도 대부분을 베스타스,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가 공급했다.
태양광 산업은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국내 최대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용량인 98.397MW급의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의 경우 전체 태양광 모듈의 59%가 중국산이다.
한 태양광 소재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계 태양광 소재 기업들의 물량공세로 가격경쟁력을 따라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육상공간은 태양광·풍력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솔라시도의 경우 해남의 땅값이 저렴한데다 국가정책의 수혜를 입어 가능했으나 땅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에선 대규모 태양광, 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부는 부족한 육상공간에 대한 해법으로 해상풍력 산업을 노리고 있으나 기술력 격차와 해결과 함께 바다 연안 생태계 훼손, 어업권 문제로 인한 주민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또 해상풍력의 경우 육상풍력 대비 높은 운영관리 및 설치비용을 요구한다.
현실적인 전력 수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낮추는 탈원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자력발전이 탄소배출을 적게하긴 하지만 사용 후 핵연료 폐기 문제라든지 외부 비용에 따른 경제성 악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탈원전 추세다. 에너지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