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알레르기 반응 사례가 나왔다. 지난 8일 미국보다 앞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한 영국에서는 이미 2명이 비슷한 반응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보건 당국은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영국 코번트리 대학병원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알래스카의 한 의료인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 의료인이 보인 알레르기 반응은 앞서 영국의 의료인 2명이 보인 ‘유사초과민반응’과 유사한 반응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알레르기 반응은 원인 물질이나 특정 자극에 노출된 이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선 지난 10월 독감 백신 접종자의 사망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의료인은 평소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화이자의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해도 좋다고 승인하면서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도 4만4000명 이상이 참여한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안전 우려는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임상시험에서 알레르기 이력자는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과 영국 보건당국은 과거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이들에게 백신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상당수 미국인들이 여전히 백신을 신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에 이어 또 다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해 미국 연방정부는 백신의 부작용에 더 신경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은 백신 공급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최근 화이자에 미국인 5000만명(1억회분)이 접종할 수 있는 추가 물량 공급을 요구 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화이자와 내년 4∼6월 백신 수천만회 투여분을 추가로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안을 협상 중이며, 이를 위해 백신 원료 공급업체들에 화이자의 구매 요청을 우선하도록 명령, 화이자에 백신 원료 공급을 돕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미 FDA는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 14일 접종을 시작했다. 17일에는 모더나 백신의 승인 권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미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3억회분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