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어깨통증은 현대인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고질병이다. 어깨는 하루에 3000~4000번 움직일 정도로 우리 몸에서 가장 분주한 관절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탈도 많이 일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해마다 어깨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어깨병변으로 내원한 환자는 200만4550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36만2145명으로 17.8% 늘어났다.
흔히 어깨통증이 나타나면 많은 이가 오십견부터 의심한다. 만성적인 어깨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키는 오십견은 퇴행성 어깨질환의 대표주자다. 50세 전후로 나타난다 해서 오십견으로 불리지만 사실 정확한 진단명은 동결건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노화에 의해 서서히 진행된다.
오십견 초기 증상은 가벼운 어깨통증, 불편한 어깨 움직임 등이 나타난다. 동통, 야간통을 동반하기도 하며 팔을 들고 내리는 동작뿐 아니라 관절을 다양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 또한 제한된다.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되면 머리 빗질하기, 선반 위 물건 집기, 단추 채우기 등 일상생활 속 간단한 움직임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오십견인줄 알았는데 다른 질환인 경우도 종종 생긴다. 예를 들어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관절 주변을 덮고 있는 근육이 파열돼 팔과 어깨에 통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으로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보통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며 근력약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증상만으로는 일반인이 정확히 구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오십견은 운동 범위 검사를 진행한 뒤 X-ray나 초음파를 시행하여 근육파열이나 관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거쳐 진단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어깨 관절 조영술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며 MRI나 초음파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파악된 후에는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어깨통증이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물리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뒤 예후를 관찰하면 되지만 상태가 심각한 경우 관절내시경 등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배승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오십견부터 회전근개 파열, 어깨충돌증후군, 석회화건염 등 다양해 비슷한 양상을 보이더라도 질환에 따라 달리 접근해야 예후가 좋다"라며 "자가진단을 통해 어떤 병인지 짐작하기보다 병원에 방문해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같은 어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무리한 운동이나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는 행위 등으로 어깨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온종일 열심히 일하는 어깨 관절을 위해 어깨와 팔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 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승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어깨 통증 환자를 진료하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란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