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해 신차 효과, 공격적 마케팅 등으로 내수에서는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374만3514대로 전년(442만5528대)보다 15.4% 하락했다. 기아자동차도 260만7337대로 전년(277만2076대) 대비 5.9% 줄었다. 마이너 3개사의 실적을 살펴봐도 한국지엠(38만6453대), 쌍용자동차(10만7416대), 르노삼성자동차(11만6166대) 모두 전년 대비 11.7%, 20.6%, 34.5%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판매를 보면
현대차(005380)(78만7854대),
기아차(000270)(55만2400대)는 전년 대비 6.5%, 6.2% 증가했다. 르노삼성(9만5939대), 한국지엠(8만2954대)도 10.5%, 8.5%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003620)(8만7888대)만 18.5% 하락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내수에서는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수출에서는 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사진/뉴시스
내수의 경우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제네시스 G80은 지난해 3월 신형 모델 출시 후 인기몰이를 하면서 5만6150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1월 선보인 제네시스 GV80도 3만4217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쏘렌도도 지난해 초 신형 모델을 내세운 후 8만2275대, 르노삼성의 소형 SUV인 XM3도 3만4091대로 신차 효과를 이끌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1월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도 2만887대의 성과를 거뒀으며, 쌍용차 렉스턴은 지난해 11월 ‘올 뉴 렉스턴’을 선보인 후 판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출은 5개사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차(295만5660대), 기아차(205만4937대)는 19.8%, 8.7% 감소했다. 한국지엠(28만5499대), 쌍용차(1만9528대), 르노삼성(2만227대)는 각각 16.2%, 28.8%, 77.7% 줄었다.
코로나19가 지난해 초 글로벌 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업체들의 수출길이 사실상 봉쇄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시장 판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해외공장 생산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야적장이 텅 빈 모습. 사진/뉴시스
실제로 제네시스는 중국과 유럽 진출 계획을 연기했고 한국지엠도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수출에 차질을 빚었다. 쌍용차도 유럽 지역 수출 확대를 모색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르노삼성은 지난해 초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중단되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2019년 르노삼성의 로그 수출대수는 6만9880대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4563대에 그치면서 93.5%나 줄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업계의 신차 출시 및 공격적인 할인 판매로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신차 수요 감소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전기차 판매는 4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21년 국내 자동차 업계는 내수에서 소폭 감소할 수 있지만 수출 증가로 전체 실적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