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중국의 감산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철강 3사가 4분기 모두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3사의 연결 기준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9974억원으로 전년 동기(3901억원)보다 155.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포스코는 4분기 매출 15조1873억원, 영업이익 83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5.3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05% 증가한 성적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흑자전환이 예상되는데 각각 959억원, 7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지난해 4분기 각각 1479억원,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철강 3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1~3분기와 비교해도 최대 수준이다. 포스코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3분기 모두 작년보다 수익이 큰폭으로 줄었으며 2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84.31% 영업이익이 급감하기도 했다. 1분기와 3분기에도 30~40%가량 이익이 감소했다.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된 건 4분기가 유일한 셈이다.
현대제철 또한 지난 1분기 적자로 전환했으며 2~3분기는 흑자를 내긴 했지만 전년 대비 부진했다. 특히 2분기에는 지난해보다 무려 93.98% 줄어든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반면 동국제강의 경우 3사 중 유일하게 올해 내내 실적이 좋았는데 그중에서도 4분기는 가장 큰 폭으로 수익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가전용으로 쓰인 컬러강판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컬러강판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동국제강은 이 제품 국내 1위로 알려졌다.
철강사들의 4분기 실적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제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유통 가격은 지난 4분기부터 급등세로 전환한 뒤 12월 말에는 최근 8~9년 내 최고치 수준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3사도 작년과 4분기 매출이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음에도 수익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국내 3사가 4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압연 생산 현장. 사진/뉴시스
가격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1월 첫째주 중국 철강 가격은 전주보다 최고 1.6% 상승했다. 한국은 중국보다 가격 상승 폭이 더 가팔랐다. 지난주 국내 주요 철강제품 가격은 열연제품이 톤(t)당 86만원, 냉연제품이 89만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2.4%, 8.5% 상승했다. 후판과 철근 가격도 각각 75만원, 73만원을 기록했는데 상승률은 각각 1.4%, 5.8%다.
철강사들의 주요 고객사인 조선업이 최근 들어 회복세를 타고 중국의 감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인상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수요 회복보다 훨씬 더딘 공급 정상화와 내륙 운송 차질로 공급 부족 우려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부양책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은 적어 한동안 철강금속 가격 강세를 동반한 인플레이션 확대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