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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사상 최초로 15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유통 대기업을 비롯해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들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가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대중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대면 쇼핑 흐름을 타고 라이브커머스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시청뷰 1억뷰를 돌파했으며, '카카오 쇼핑 라이브'는 지난 13일 기준 누적 시청 횟수 2000만 회를 돌파했다. 이들 두 업체 모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라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네이버는 대기업 전용 '브랜드 스토어'와 중소상공인 전용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약 20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3분기부터 이커머스부분을 재무제표에서 별도로 분리해 공시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7728억원을 기록했다. 최진성 케이프 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확장을 통한 외형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빠른 영업이익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별도의 물류비용이 들지 않는 '선물하기'를 통해 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 안에 '명품선물' 테마관을 열고, 가격대 있는 상품을 통해 젊은 층에 집중된 고객층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샤넬, 구찌, 프라다 등을 입점시켰다. 특히 샤넬의 경우 국내 온라인몰에 정식 입점한 것은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고 처음이다.
네이버-BGF리테일 MOU 체결 모습. 사진/BGF리테일 제공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치열한 각축전과 함께 필요에 따라서 '연합전선'이 구축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유통업체들은 자체몰뿐 아니라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해 상품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쇼핑은 앞서 홈플러스·GS프레쉬·현대백화점 등과 손잡고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CJ그룹은 네이버와 지난해 10월 총 6000억대 주식을 교환하면서 네이버 쇼핑 입점사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 역시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쇼핑을 통한 이커머스 접속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각 업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포털사이트와 메신저앱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카카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