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 부산시정 1년을 책임질 새로운 부산시장을 선출한다. 3개월도 채 남지않은 이번 선거에 정치권은 일찍이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궐시장의 판도는 문재인 정부 지키기와 심판론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340만 부산시민의 1년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조명하고자 한다. 부산시민들은 각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통해 더이상 이념 잣대가 아닌 내 삶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①가덕도 신공항 정책을 시작으로 ②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③주거 안정 ④청년 일자리 ⑤성비위 해결 구상을 각 후보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화두는 부산 경제에 큰 파급력을 가져 올 가덕도 신공항의 건설 문제다. 이에 각 후보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여야 모두가 찬성 입장을 나타내며 이를 기반으로 한 부산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27일 <뉴스토마토>가 여야 부산시장 후보군에 요청한 5가지 정책 질의와 후보가 직접 밝힌 바 있는 권력형 성비위 대책을 종합하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공항복합도시' 조성을 통한 스마트 시티 완성을,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과 연결되는 '15분 도시'를, 이언주 전 의원은 '해상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부산 발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무명일기'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식을 갖고 가덕신공항 추진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춘 '공항복합도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당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을 기반으로 향후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전 장관은 오는 2023년까지 가덕신공항 건립의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겠다고 약속하며 "가덕신공항 첫 삽을 뜨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전 장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관련 정책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항복합도시' 건설이다. 그는 가덕도 인근에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해 첨단산업과 연계한 스마트시티로 성장시켜 국제무역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에어부산, 진에어, 에어서울의 LCC 통합사를 부산에 유치하고 항공부품 사업을 확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기업운영자재(MRO)산업을 육성해서 부산을 항공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통 정책도 내놨다. 그는 동부산권은 29분, 부전역에서는 19분 만에 가덕신공항에 갈 수 있는 '준고속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가덕신공항 접근 교통망과 부·울·경 광역교통망을 통합적으로 구축해 국토 남부권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광역교통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산 신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서부산권에 아마존, 알리바바, DHL, 페덱스 등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 부산을 글로벌 전자상거래 허브로 만들어 항공-철도-항만이 연계되는 트라이포트(Tri-port)로 구축하겠다고 했다.
관련해 김 전 장관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수주한 기업과 투·융자 기관, 운영기업의 부산지역 내 재투자를 의무화하고, 지역 건설기업의 참여와 부산시민 고용, 부산 내 조달을 의무화할 것"이라며 "가덕신공항 건설·운영 이익의 일부를 '민생버팀기금'으로 적립해서 중소상공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에 되돌려주겠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지난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형준 '15분 도시'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의 건설을 기반으로 한 도시 계획을 구상했다. 그는 우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부산은 세계 6위에 물동량을 가지고 있고, 그 중 56%가 환적환물이다. 즉,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김해공항을 없애고 가덕도신공항에 활주로 2개를 깔아야 한다. 남부권 전체가 상생발전하는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의 도시 계획 중 핵심은 부산의 주요 생활권을 연결하는 '15분 도시'다. 이는 시속 300km로 도심을 주행하는 '어반루프(urban roof)'를 도입해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어반루프는 초음속 진공을 활용해 도시와 국가를 이동하는 하이퍼루프(hyper roof)를 도심여건에 맞게 적용한 최첨단 도시교통 수단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적극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5년 이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어반루프를 통해 신공항-해운대-북항-에코델타시티가 15분 거리로 연결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부산이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즉 신공항과 도심 간에 획기적인 접근수단을 강구하고 생활권 중심의 공공편의시설을 대폭 조성 해 살아있는 부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는 "지금 부산에 가장 중요한 혁신의 인프라는 가덕도 공항과 신항만, 그리고 북항과 에코델타시티, 제2센텀"이라며 "특히 가덕도 공항은 단순한 여객 관문이 아닌 남부권 경제의 기폭제로, 북항을 북극 항로가 열리는 시대의 거점 항만이자 해양신산업의 메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국회의원이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언주 '해상산업단지'
이언주 전 의원 역시 가덕도 신공항의 건설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공항 이야기를 할 때 일반적으로 여객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화물이 더 중요하다"며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화물 물류가 원활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물류비용을 상당히 감축시키며 경쟁력을 높여서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큰 화물들 같은 경우 배를 통해 수송하고, 작고 부가가치가 높은 화물은 비행기로 수송해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영업이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며 "항만 옆에 공항이 있어야 한다. 만약 철도나 고속도로까지 연결되면 트라이포트, 콰트로포트까지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태평양 도시국가의 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산언전환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즉 경제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선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통해 해양건출과 접목시키는 해상신도시 건설이 이 전 의원의 주목할 만한 부산 발전 전략이다.
그는 해상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으로 항공모함이나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등 바다 위 정류장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부지가 부족한 도시에 부지 값이 문제가 되는 만큼 바다를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 의원은 "플로팅 시티가 조선의 신혁신적인 기술로 개발되고, 상용화되면 세계 여러 나라에 판매할 수 있다"면서 "플로팅 시티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파도가 덜한 내항으로 해야 한다. 북항과 감천항, 다대포, 기장 앞바다도 가능하다. 플로팅 시티에 야구장, 해상 공연장 등을 만들어 새로운 산업단지 구축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해 신공항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