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업체들도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수소경제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주도권 확보를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넥쏘’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수소차 분야에서 73.8%의 점유율을 기록해 토요타 미라이(11.5%), 혼다 클래리티(2.8%) 등을 크게 앞질렀다. 넥쏘는 2018년 3월 첫 출시된 후 지난해 10월 국내 누적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넥쏘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609km이며, 최고출력 113kW, 최대토크 40.3kgf.m의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착수하면서 공을 들여왔고 2013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차 ‘투싼 ix’를 선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수소 분야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역임하면서 수소경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넥쏘를 앞세워 현대 수소차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공개했고 2030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해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는 목표다. 아울러 2030년까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유럽 2만5000대, 미국 1만2000대, 중국 2만7000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이 이달 5일부터 시행되면서 현대차의 수소차 전략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환경 시대로 변화하고 수소경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주요 국가들도 이미 수소경제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20만대, 수소화물차 30만대 구모로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도 4300개소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소경제 생태계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부문에 4년간 2조달러(약 2237조원)를 투자한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7월 수소전략을 공개하면서 오는 6월까지 그린 수소 및 저탄소 관련 유럽 내 일관된 인증 기준 도입, 2040년까지 수소와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 2만3000km를 확충하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일본도 2030년 수소차 80만대, 수소버스 1200대 규모로 확대하고, 2040년까지 가솔린 차량을 대체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수소버스가 제작되는 모습. 사진/현대차
글로벌 업체들도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르노는 지난달 12일 글로벌 최대 수소연료전지 업체 중 하나인 플러그파워와 수소차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5~6톤 규모의 운송용 수소 밴을 2022년까지 생산하고 10년내에 연간 생산규모를 수만대 수준으로 높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는 지난해 6월 스웨덴 볼보트럭과 수소전기트럭의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양사는 2023년 시범운행, 2025년 판매를 목표로 첫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인 ‘젠H2(Gen H2)’를 선보였다.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토요타는 지난달 수소차 ‘미라이’의 전면개량 모델을 출시했고 기존 모델보다 생산량을 10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유럽에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퓨얼 셀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비해 다른 업체들의 수소차 시장 참여속도가 늦었다”면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 시작된 수소차 시장이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니콜라 논란이 있었지만 오히려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 입증됐고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린 뉴딜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소차 분야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면서 “다만 현대차가 1998년부터 수소차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축적된 역량이 있고 기술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쉽게 추격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