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금융모집인 지형이 바뀌고 있다. 비대면 전환이 빠른 카드업계에선 모집인이 급감한 반면, 온라인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대출모집인과 보험설계사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모집인들은 경기 침체 여파에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권으로 향하고 있다. 당분간 비대면 시스템 전환이 어려운 업계 위주로 모집인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모집인 수는 올해 8000명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그동안 1만명선을 유지하던 카드모집인은 지난해 9217명으로, 전년대비 전년 대비 2165명 줄었다.
코로나 타격이 컸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카드 발급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용카드 신청 비율은 37.9%로 전년 대비 11.3%포인트 상승했다.
오프라인 카드 발급이 줄자 카드모집인도 이탈을 감행하고 있다. 온라인 발급이 늘어날수록 카드모집인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통상 카드모집인은 카드 1장 발급 시 카드사로부터 10만~15만원을 받는다. 다만 카드모집인이 모집을 위해 가입자 고객에게 지급하는 경품 등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줄어든다. 여신전문금융법상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이 연회비의 10%를 넘어선 안 되지만, 암암리에 그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을 통해서 카드 발급 시 정해진 기준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없다“며 ”연회비 이상 캐시백 혜택을 준다면 비공식적으로 모집인 개인 차원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라진 카드모집인들은 대출모집인과 보험설계사로 직종을 바꾸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 영향이 덜 민감한 업종일수록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대출모집인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이 받는 신용대출 수수료율은 2.95%이다. 대략 1000만원 대출을 성사시키면 30만원을 가져갈 수 있다.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수수료율은 1.31%, 생명보험사는 0.48% 수준이다. 코로나 여파로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카드모집인보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모집인수 지표상에서도 그런 양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드모집인수 감소분만큼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보험설계사수가 증가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대출모집인은 각각 약 130명, 80명 늘었다. 생명보험설계사는 11월말 기준 전년말보다 3000여명 증가했다.
당분간 카드업권을 제외한 금융모집인 증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 계약과 보험 가입의 경우 오프라인 상담에 대한 중요성이 여전한 데다 담보대출 등의 경우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 고객층 비중이 높고 오프라인 점포수가 적은 저축은행 또는 외국계 금융사의 경우 금융모집인을 일정 비중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금융업 관계자는 "코로나 국면에도 외국계 은행이나 저축은행 같이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적은 곳은 대면영업 차원에서 모집인이나 에어전시를 사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