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신용점수제 도입 후 카드론 평균금리가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용도에 따라 효과가 달랐다. 고신용자에게 금리 인하 혜택이 쏠린 반면 저신용자는 오히려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
신용점수제가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는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표준등급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9~1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카드론 평균금리가 11~14% 수준에 이른 것보다 내림세를 보였다.
7개 카드사 중 6곳에서 금리가 일제히 개선됐다. 가장 높은 하락폭을 기록한 카드사는 우리카드다.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61%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신한카드가 0.96%포인트 인하된 13.21%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0.67%포인트 감소한 12.54%로 확인됐다. 현대카드와 국민카드는 각각 0.6%, 0.49%포인트 내려간 12.25%, 12.73%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13.8%로 0.09%포인트 줄었다.
반면 삼성카드만 유일하게 금리가 올랐다. 전월보다 0.44%포인트 오른 14.71%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혜택은 고신용자에게 쏠렸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사에서 표준등급 1~2등급 차주는 모두 금리 인하 효과를 봤다. 고신용자에게 가장 큰 인하폭을 반영한 곳은 신한카드였다. 전월 대비 0.82%포인트 인하된 11.62%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도 0.7%포인트 하락한 5.94%를 기록했다. 이외에 △하나 10.48%(0.42%↓) △롯데 11.13%(0.35%↓) △ 현대 9.2%(0.2%↓) △국민 10.4%(0.14%↓) 등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고신용 차주임에도 0.14%포인트 상승한 8.23%를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가 내려간 것은 올 초 도입한 신용점수제로 인해 문턱 효과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기존 신용등급제에선 급간 차이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예컨대 7등급 상위는 6등급 하위 차주와 신용도가 비슷하지만 급간 차이로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신용점수제가 도입되면 이 같은 등급 기준이 사라져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한 것도 금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카드사들은 보수적 심사 기준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신용점수제 도입과 우량 차주 중심의 카드론 운영 방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신용자는 신용점수제 도입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 2곳을 제외한 전 카드사에서 표준등급 7~8등급 차주는 카드론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신한 19.52%(0.04%↑) △삼성 19.48%(0.27%↑) △국민 20.63%(0.08%↑) △롯데 20.61%(0.16%↑) △우리 19.29%(0.67%↑) 등 순으로 금리가 올랐다. 반면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3.15%, 0.07%포인트 인하된 17.14%, 16.85%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연체 리스크가 높아지자 카드사들이 저신용자 위주로 이자 부담을 더 크게 적용한 탓으로 보인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