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소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연달아 회동하면서 수소 비전 구체화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최태원 회장과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 그룹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005380)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진적으로 전환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카고트럭과 수소트랙터 등 수소상용차를 SK그룹에 제공한다.
또한 국내 기업간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을 상반기 중 추진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에서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유통·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일 수소 분야 협력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16일 최정우 회장과도 회동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추진, 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 속도전을 예고했다. 특히 수소 분야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는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영역의 동력원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비전 2025 전략을 공개했다. 수소연료전지 부문의 경우 브랜드 에이치투(HTWO)를 선보여 수소 생태계 확장 및 글로벌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HTWO 광저우 조감도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주도로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소 분야에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20일에는 한국동서발전, 덕양과 함께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의 시범 운영에 착수했다. 해당 설비는 연간 생산량이 약 8000MWh로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약 2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광저우개발구 정부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고 3월2일 ‘HTWO 광저우’ 기공식을 개최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이며, 100% 현대차그룹 지분으로 설립된다.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립되며, 연간 생산목표는 6500기다.
정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공식에서 “현대차그룹은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 및 수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내 다양한 파트너십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클린 모빌리티 혁신을 적극 선도하겠다”면서 “양국의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깨끗한 생태환경 구축을 위한 시너지를 창출해 친환경 사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