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 수사에 착수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가 10일 수사인력을 총 770명 규모로 완편하기로 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이날 "기존 7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단에서 합수본으로 격상됨에 따라 투입되는 인력이 총 770명 규모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사령탑인 본부장은 남구준 국수본부장이, 실무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단장은 최승렬 국수본 수사국장이 각각 맡았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국수본을 중심으로 편성된 특별수사단은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 지시로 '정부 합동특별수사분부'로 격상됐다. 사진/뉴시스
국수본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기존 수사를 진행해 온 3개 시도청 부패범죄수사대 외에 사건분석팀과 자금분석팀, 협력지원팀 등 크게 3개팀이 진행한다. 범죄 첩보 등을 분석하는 사건분석팀은 국세청 파견인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투기자금 흐름을 쫓는 자금분석팀은 금융위원회 인력이 중심이다. 이 팀에서는 추후 투기범죄자금 환수 임무도 맡는다. 이 외에 범죄정보 제보를 받는 신고센터가 별도로 운영된다.
770명중 680명 정도는 전국 지방 시도청 수사인력이다. 파견인력은 국세청이 20명 전후로 가장 많다. 금융위에서도 자금추적 전문가 5~6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 지원도 계획돼 있다. 10명 내외로 파견이 완료되면 수사인력이 770명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검찰 파견인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합수본 관계자는 "검사를 직접 파견받는 것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세청 등) 3개 기관 외에 검찰과도 유기적인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 진행에 따라 검찰도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고위공직자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검찰에서 인지한다면 검찰에서도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서 LH 임직원들의 투기에 4급 이상 공무원 또는 LH 등 공기업 임원이 3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고 뒤를 봐줬거나 투기행위와 관련한 직무유기·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허위공문서작성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부패·경제·공직자범죄 등 중대 6대 범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권한을 갖는다. 다만, 이 경우도 합수본이 검찰로 사건을 이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에서 인지한 경우에 한한다.
합수본은 이번 수사 대상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개발 중인 부동산 관련 투기 의혹 등도 올려놓고 있다.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투기 범죄 등이 직접 수사 대상이다.
합수본은 전날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전·현임직원 15명을 대상으로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 중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자료 분석이 끝나는대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가 확대될 경우 LH의 관리청인 국토교통부로도 수사가 뻗을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는 정부의 이번 사건 초기 대응 단계에서 진상조사 TF 구성원이었다. 이 관계자는 "고발 내용에 따라 사건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