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여 '전수조사·특검' 승부수…반전 혹은 후폭풍

수사 대상서 야권 후보, 이명박·박근혜까지 조준…"야권 비리 더 많아"vs"대권 악영향"

입력 : 2021-03-17 오후 3:10:16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여권이 전수조사와 특검이라는 승부수를 내걸며 여론 수습에 나섰지만 조사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당내에서는 조사결과에 따라 자칫 대선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총괄수석부대표와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LH 특검과 국정조사, 국회의원 전원 부동산 전수조사 등의 방법론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문제가 된 토지를 중심으로 거래와 자금 출처 등을 모두 훑고,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재보선 후보까지 살펴야 된다는 입장이다. 또 수사대상은 3기 신도시에 국한하지 않고 시기와 지역까지 대폭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부산 보궐 선거를 겨냥, 엘시티 정·관계 연루 의혹까지 특검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도 오세훈 후보의 내곡당 땅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국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적폐청산'에 초점을 맞추며 야권에게 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확장된 범위의 특검이 진행된다면 국민의힘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사 결과가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온다면 대선을 앞두고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조사 동시 추진으로 민주당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며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공무원 등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청와대 자체조사를 기다린 후 부족한 점이 있다면 국회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터진 LH 사태로 야권은 당·정을 직접 겨냥 반사이익을 노리며 정국 주도권을 잡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부동산 개발까지 수사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국 주도권을 쥐고 여야가 거세게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검과 전수조사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야권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반전됐으며, 현 정권에서의 의혹이 계속해서 터져나온다면 향후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아파트인 엘시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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