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코앞 김종인·안철수 설전…"떼 쓰는 인상"vs"상왕인가"

김종인 "소규모 정당이 제1야당 압박"…안철수 "가족 공격, 위기 몰렸을 때"

입력 : 2021-03-17 오후 5:45:0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향해 "떼를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꼬집자,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의 아내가 '여자 상황제'아니냐며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김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의 정책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규모 정당이 제1야당을 막 압박해서 능가하려는 협상의 자세를 보이니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단일화가 난항을 보이는 것은 국민의당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여론조사 방법이 합의가 되지 않아서 그렇다. 기본적으로 일반 여론조사 상식선에서 보면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언행을 겨냥해 '거친 언행을 자제해달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누가 거친 언행을 하는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장 기본이 뭐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처음부터 들고나오는 게 시장 선거가 정권 교체의 교두보가 될 수 있으니 단일후보를 한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자기 고집만 부리면 안 되는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하면 안 될 일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자기한테 유리할 거라는 사고방식으로 하니, 떼를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김 위원장을 향해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안 대표를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라고 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해 "정치인의 가족을 공격하는 게 가장 위기에 몰렸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전날 김 위원장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상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이 "여자 상황제의 말만 듣다가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다 떠나간 것을 알긴 하는가"라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실례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김 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며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얘기도 여의도에 퍼져 있다. 그분과 착각하신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얘기한 분이 자기 위원장을 '디스'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곧 잘리겠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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