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유병력자실손의료보험(이하 유병자실손보험)이 내달 첫 만기가 도래하면서 보험사들이 재가입 준비에 한창이다. 가입 문턱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진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재가입 자체보다는 비싼 보험료와 자기부담금 걱정이 클 것으로 보인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8년 4월 출시한 유병자실손보험 3년납·3년만기 상품의 만기가 내달 최초로 도래한다.
한화손해보험(000370),
DB손해보험(005830) 등 주요 보험사들은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 유병자실손보험 만기 후 재가입 절차를 위한 공지에 나서고 있다. 노후실손보험의 경우 자동으로 재가입이 가능했지만, 유병자실손보험은 별도의 재가입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신계약보험 가입과 마찬가지로 원본 서류에 고객 자필을 받아야 한다.
유병자실손보험은 유병자들의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춘 상품이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들도 2년간 치료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심사 기준은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필요 소견 여부 △2년 내 입원·수술·7일 이상 치료 여부 △5년 내 암 진단·수술·치료 여부다. 약물 투약 여부는 가입심사 항목에서 제외됐다.
보험사들은 유병자실손보험 영업에 적극적이다. 유병자실손보험은 일반실손보험 대비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투약만 제외하면 신실손보험과 보장 범위는 비슷하지만, 30%의 자기부담금에 보험료도 약 2~3배 비싸다. 일반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0~20% 수준이다.
실제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DB손보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1~9월) 유병자실손보험 원수보험료는 841억5400만원에 달했다. 2018년 3분기 보다 3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수는 163% 늘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초 업계 최초로 인터넷 전용 유병자실손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보험사는 일반실손보험 대신 유병자실손보험에 가입토록 유도한 설계사들에 혜택을 주기도 했다.
특히 고령화 추세에 간편심사보험이 속속 출시되면서 유병자실손보험의 인기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포화된 시장 속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한 유병자 유치를 위해 유병자실손보험과 연계한 간편보험 영업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병자실손보험이 일반실손보험 보다 손해율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유병자실손보험은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이 아니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손해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유병력자실손의료보험이 내달 첫 만기에 도래하면서 보험사들이 재가입 준비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