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다소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는 물론 박영선 후보까지 재건축·재개발을 위해 35층 규제를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후보의 경우 민간분야 재건축 규제를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35층에서 50층 사이로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정해놓은 한강변 재건축 규제도 풀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인근 가게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박 후보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도 새 주택 공급 개발 방식을 민간 공급과 공공 공급으로 나누어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의 반값 아파트도 공공 공급을 활용한 대표적인 공약이다.
오세훈 후보는 용적률과 층수 제한 완화 등 재건축 규제를 풀어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른바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으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 민간이 스스로 주택공급 시장에 참여하도록 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날 구로구 가리봉동 주민센터 인근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된 지역을 방문해 "가리봉동도 그렇고 신도림도 그렇고 서울에는 이런 동네가 많다. 수백 곳이 있는데 전부 계획을 세워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한다"며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할 수만 있게 해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추진하려는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재건축 사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라든가, 아니면 개발 부담금과 같은 것은 입법 사안이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중앙정부 기조 자체가 풀어주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야 할 것 없이 규제를 푼다는 것, 특히 법률을 푼다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의회 차원 협의에서는 여당 후보가, 규제 완화 의지에선 야당 후보가 적극적인 만큼 두 후보 간 규제 완화 정책의 접점부터 찾는 일이 우선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현장을 둘러본 뒤 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