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 E&S가 호주 해상가스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에 본격 착수한다.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해외 친환경가스전 투자가 드디어 성공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SK E&S가 개발 예정인 호주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전경 사진. 사진/SK E&S
3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K E&S는 지난 2012년부터 개발해 온 호주 바로사깔디따 해상가스전의 최종투자의사결정(FID)을 선언하고 매장량 7000만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K E&S가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사와 함께 개발 중인 바로사-깔디따 가스전은 호주 북부에 위치한 해상 가스전으로, 2012년 사업 참여 이후 매장량 평가, 인허가, 설계작업 등 개발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 개발에 착수하는 지역은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중 바로사 가스전으로, 현재 확인된 천연가스 매장량만 7000만톤 이상으로 이는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량인 약 4000만톤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최초 사업 참여 당시 기대했던 매장량과 비교해 봐도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아직 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바로사 가스전 북쪽과 깔디따 가스전에 매장된 천연가스까지 감안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스전 지분 37.5%를 보유중인 SK E&S는 향후 5년간 총 투자비 37억달러 중 보유지분에 해당하는 14억달러를 투자해 2025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130만톤의 LNG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SK E&S 관계자는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 기술(CCS)을 활용해 저탄소 LNG를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메이저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서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자원확보 및 개발, 액화, 유통, 수요처 발굴 등 LNG 밸류체인 확대를 지속 추진해 온 SK E&S는 2012년 업스트림(자원개발)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SK E&S는 최초로 가스전 개발 사업 성공, 매장량 규모와 경제성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유전이나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개발 성공률은 10%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SK E&S는 지난해 호주에서 이미 운영 중인 다윈 액화 플랜트의 지분투자를 통해 LNG 생산에 필요한 가스 정제 및 액화 플랜트 사용 권리를 사전에 모두 확보함으로써 신규 플랜트 건설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SK E&S 관계자는 "자사가 개발한 호주산 LNG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면서 "이번 호주 천연가스전 개발의 또 다른 의미는 친환경 자원 개발을 통한 ESG 경영 실현에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 가장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원이지만 생산 및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일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SK E&S는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인근 해상 폐가스전에 저장하고, 나아가 CCS 기술 고도화를 통해 LNG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제거함으로써 ‘CO2 Free LNG’ 사업을 실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 E&S는 지난 11월 파트너사인 산토스사와 ‘CCS 및 탄소저감사업 협력기회 발굴’을 위한 MOU를 맺었고, 올해 3월 공동연구계약도 체결하고 CCS프로젝트 타당성 검토에 이미 착수했다.
특히 SK E&S는 CCS 기술을 지속 개발해 향후 수소 생산 과정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SK E&S는 오는 2025년부터 호주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LNG를 국내로 들여와 충남 보령 인근 지역에 건설 예정인 수소생산 플랜트를 통해 CO2를 제거한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외 천연가스 채굴부터 국내 수소 생산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해 LNG는 물론 수소 밸류체인의 친환경성도 함께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수소생산의 원료가 되는 LNG를 장기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으로 확보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외 가스전 개발부터 국내 수소 생산에 이르는 전과정의 친환경성을 높임으로써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뿐 아니라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