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 한파로 가동중단됐던 오스틴 공장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며
삼성전자(005930)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가동중단 여파로 반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지난주부터 정상화 단계에 들어갔다. 미국에 불어닥친 한파로 2월16일(현지시간) 전력이 끊겨 셧다운 된 지 6주 만이다. 당초 업계는 오스틴 공장이 정상 가동하는데 두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행히 정상 가동 시점은 예상보다 앞당겨졌다.
하지만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셧다운으로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펴낸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한 가동 중단과 공정 웨이퍼 일부 손상으로 약 3000억원 내외의 영업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파운드리의 특성상 계약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틴생산법인(SAS)은 지난해 매출 3조9000억원, 순이익 9220억원을 냈다.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전분기보다는 10.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선정 디자이너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를 분기 저점으로 예측했다. 그는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전담하는 시스템LSI 부문과 제작을 맡고 있는 파운드리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79% 급감한 7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도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비용발생으로 1분기 영업이익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악재에도 전체 실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 출시 효과로 오스틴 공장에 따른 타격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 갤럭시S21 시리즈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1월29일 출시 이후 57일만이며 전작보다 1개월가량 빠른 속도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69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2% 감소하는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은 4조620억원으로 67.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연결 기준 삼성전자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5990억원, 8조716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53%, 35.2%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5%, 11.7% 많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