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상장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저 효과와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호실적이 예고된다. 코로나 발발 이후 산업 변화로 증권사와 제약·바이오, 게임 기업의 영업이익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18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조4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1분기(22조3063억원) 대비 85.8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조3074억원으로 90.85%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매출액은 6.61% 오른 430조5413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동성 장세에 경기 회복과 기저 효과가 맞물리면서 실적개선 기대가 커진 것이다.
호실적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7959억원으로 전년동기(6조4473억원)대비 3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의 상대적인 부진에도 모바일(IM)과 가전(CE)부문의 수요증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000660)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305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1% 늘었다. 전방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와 모바일, PC 수요 호조가 반영된 결과다.
영업이익 증감률만 놓고 보면 증권, 제약·바이오, 게임 소프트웨어 업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던
키움증권(039490)의 영업이익은 26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2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의 영업이익도 각각 971.3%, 400.2% 뛸 전망이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000100)의 영업이익은 1126.3% 급증한 132억원으로 나왔고
위메이드(112040)(472.8%),
씨젠(096530)(442.6%),
넷마블(251270)(344.1%)도 높은 증가율 전망치를 보였다. 반면 우리금융지주(-7.7%), 기업은행(-9.6%) 등 은행업종과 현대미포조선(-57.1%), 현대위아(-56.5%), 한국조선해양(-53.7%)등 조선·자동차부품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나왔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은 45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강한 턴어라운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코스피 지수는 국내 기업이익 증가율과 매우 밀접하게 움직여왔다는 점에서 최근 코스피 지수 강세의 근원은 국내 기업이익의 강한 회복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김민규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지난해 2분기나 3분기보다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서프라이즈 자체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최근 금리방향에 따라 성장주와 가치주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짧은 순환이 일어나고 있고, 연초 불거진 미국 긴축에 대한 우려와 금리상승이 완전히 끝났다고 판단하지는 않기 때문에 성장주가 단기반등 후에도 상반기 내내 우위를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펀더멘탈상 이길 기회가 많은 종목은 여전히 성장주이기 때문에 장기 종목을 고르는 안목에서는 이러한 리스크가 오히려 매수 기회일 수 있다”며 “1분기 실적시즌은 기저 없이 성장 또는 서프라이즈를 보고 단기 대응하면서, 장기로 가져갈만한 ‘매출이 나와주는 성장주를 고르는 시기’”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