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4·7재보선)'대선 동력' 확보한 야, 정계개편·레임덕 가속화

민주당, 지도부 책임론 불가피…이낙연 대선 입지 약화 전망
국민의힘 중심 야권 통합 추진…윤석열 제1야당서 대선 경쟁

입력 : 2021-04-08 오전 12:35:5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민심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고 정책의 대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모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차지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은 급속히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야권은 향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쥐면서 내년 대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7일 재보궐선거에서 야당 승리·여당 패배가 현실화함에 따라 여권은 대격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보궐선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의 정부정책 기조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당의 힘겨루기가 시작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당장 문 대통령의 레임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그간 문재인 정권이 해왔던 정치에 대해 심판을 받았던 점 때문에 그 다음 정치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라며 "여전히 개혁 중심으로 갈 것인가, 좀 더 중도적으로 변화를 줄 것인가 등을 두고 내부적인 노선 투쟁, 후보들 경쟁 등 갈등과 경쟁이 나타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의 이번 선거 패배가 당 쇄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이 있는데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든지 특단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여당은 그간 부동산 정책 등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을 극복해보자는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어 장기적으로 민주당에게도 상처뿐인 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권의 내년 3월 대선 구도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패배로 당내 입지가 줄어들며 향후 대선 가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의 대선 영향력이 약화될 경우 당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은 위기감을 느껴 '제3후보'를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적인 '제3후보'로 거론된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선거 패배에도 당분간 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친문 세력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당내 대선 주자 1위인 이 지사의 역할도 대폭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궐선거 승리로 야권 정계개편의 구심점이 돼 세력 확장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바람을 타고 치솟으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반문(반문재인)을 기치로 한 이른바 '제3지대' 인사들이 속속 합류할 것이란 구상이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 통합, 후 전당대회'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 통합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경선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강남 대치역 사거리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후보의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상철 교수는 "국민의힘 중심으로 야권의 힘이 기사회생해서 야권발 정계재편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정관 교수는 "(야당에게 이번 선거가)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연대나 통합을 통해 대안 모색하고 지지층 관심 끌어당기는 계기가 된 만큼 야당으로서는 힘이 되는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함으로써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영입도 수월해질 수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지원하기 위해 '킹메이커'로 대선 국면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권 경쟁에 뛰어든다면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안철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과 동일한 선상에서 강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찬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윤 전 총장 중심의 정계개편이 광범위하게 형성될 것"이라며 "대선 지형 자체가 윤 전 총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주될 것이다. 그래서 보궐선거 직후부터 상당기간은 윤 전 총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당의 패배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말을 맞아 정권 심판 기류가 강하게 형성된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투기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정부여당에 민심이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사건이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패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조정관 교수는 "이번 보궐 선거는 구조적으로 민주당이 어려운 선거였다"며 "선거의 원인 자체가 민주당 측 단체장들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생겼고, 원인 제공자였다. 임기말 심판 성격의 선거다. 박영선 후보의 선거가 돼야 하는데 민주당 대 야당의 선거가 전체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박주용·박한나·장윤서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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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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