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바람 불자…여전채 발행 서두르는 카드사

순발행액 7조5300억원…전년비 264% 증가

입력 : 2021-04-14 오후 2:47:5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경기 회복과 추경 편성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해 조달비용이 늘 수 있어서다. 신사업 추진으로 자금조달 수요가 커진 영향도 있다. 
 
카드사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고려해 여전채 발행을 앞당기자 여전채 순발행액이 7조5322억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여전채 순발행액은 7조5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 발행액과 상환액은 각각 21조7225억원, 13조80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이 2조693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64% 늘었다. 
 
최근 여전채 순발행액이 급증한 것은 카드사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우려해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추경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해 채권 수급 불균형이 커진 데다,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조달금리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민평금리(채권평가회사가 시가평가 한 금리 평균)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월초 당시만 해도 금리 수준은 1.2%대에 머물렀지만 전날 기준 금리는 1.427%를 기록했다. 이달 5일에는 1.5%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더욱이 카드사들은 올해 자금조달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어 채권 발행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카드사들은 올해 코로나 확산이 둔화해 소비가 회복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준비하면서 올해 채권발행 한도를 늘렸다. 
 
우리카드는 무보증사채 발행한도를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 키웠다. 단기사채 발행한도 역시 전년보다 4000억원 증가한 2조9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7월경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3조5000억원으로 1조원 늘렸다. 국민카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사채와 단기사채 발행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회사채는 3조7000억, 단기사채는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제도적으로도 자본 확충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국은 지난해 카드사의 신사업 진출을 고려해 레버리지 한도를 6배에서 8배로 확대했다. 레버리지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증대되면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릴 수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 본격화하고 해외사업 확대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전채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본확충 규제 완화로 신사업을 통해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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