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들, 수입쌀 막걸리 퇴출 본격화..농협은 소극적

입력 : 2010-07-21 오후 2:31:27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대형마트들이 본격적인 수입쌀 막걸리 퇴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우리쌀 소비를 장려해야 할 농협이 수입쌀 막걸리 퇴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달부터 이마트 매장에서 수입쌀 막걸리를 퇴출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입쌀을 원료로 한 ‘국순당(043650) 생막걸리’ 등 현재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쌀 막걸리 판매가 오는 31일로 종료된다.
 
이마트는 이같은 사실을 국순당 등 해당 막걸리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역시 다음달 말까지 수입쌀 막걸리를 판매하고 오는 9월부터는 원칙적으로 국내쌀 막걸리만을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지방 점포의 경우 당장 국내쌀로 원료 전환을 하기 힘든 해당 지역 제조업체들의 사정을 감안해 퇴출 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들의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에 비해 농협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하나로마트와 하나로클럽 등을 통해 막걸리를 유통하고 있는 농협중앙회 유통분사는 이달초 직영점과 하나로클럽에 국내쌀 막걸리만 판매하라는 내용의 지도지침을 전달했다.
 
하지만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수입쌀을 원료로 한 이동막걸리가 판매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성남점이 국순당 생막걸리, 서울 장수막걸리 ▲창동점이 국순당 생막걸리와 서울 장수막걸리 ▲파주점이 국순당 생막걸리, 서울 장수막걸리, 포천이동막걸리를 판매하는 등 수도권 매장 9곳 중 7곳 매장이 여전히 수입쌀 막걸리를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촌점의 경우 서울 장수막걸리 1가지만 판매해 국내쌀로 만든 막걸리는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지도지침이 전혀 반영되지도 않고, 지침 전달 뒤 관리ㆍ점검도 소홀한 셈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유통분사 관계자는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경우 미리 주문한 재고 소진을 위해 현재까지 수입쌀 막걸리를 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고를 모두 소진하면 양재점에서 수입쌀 막걸리를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매장에서도 수입쌀 막걸리를 팔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후 현황을 파악해 사실이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수입쌀 막걸리 퇴출에 관한 지도지침을 하나로마트를 제외한 하나로클럽에만 전달한 것도 논란거리다.
 
농협중앙회가 직영점 혹은 자회사로 운영하는 하나로클럽과 달리 하나로마트는 지역농협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로마트는 보통 하나로클럽에 비해 매장면적이 크게 작지만 매장수는 전국 2000여개에 이르고 있어 매장수가 24개인 하나로클럽을 압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전국 2000여개 매장을 가진 하나로마트를 수입쌀 막걸리 퇴출을 위한 지도지침에서 제외한 건 수입쌀 막걸리 퇴출 필요에 대한 농협의 인식이 크게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유통분사 관계자는 “일단 하나로클럽에서 퇴출 한 후 하나로마트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주인 막걸리를 수입쌀로 만든다는 것 자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크다”며 “전통주인 막걸리의 이미지 제고와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농협이 수입쌀 막걸리 퇴출에 소극적인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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