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무소의 뿔처럼 가라."
대한민국 정통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이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육중한 몸집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정차 상태에서도 콧김을 푹푹 내쉬는 코뿔소와 같이 야성적인 매력을 끊임없이 발산했다.
신형 렉스턴 스포츠 칸은 2018년 스포츠, 2019년 칸 출시 이후 ‘Go Tough(고 터프)’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탄생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쌍용차는 23일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출시를 기념해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쌍용차의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전면(왼쪽)과 측면 사진/조재훈 기자
시승 차량은 프레스티지 트림(등급)에 4균구동시스템과 다이내믹패키지2, 스마트드라이빙패키지1, 스마트드라이빙패키지2, 3D 어라운드 뷰 시스템, 패션 루프랙 등의 옵션이 들어간 차량이었다.
차량의 크기는 가히 웅장하다. 차량 제원은 전장 5405㎜, 전고 1865㎜, 전폭 1950㎜, 휠베이스 3210㎜로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시승 코스로 서울시 강남구 카페 N646을 출발해 경기 남양주 예봉산과 운길산 일대를 돌아오는 약 90km를 달려봤다.
먼저 출발 전 차량의 외관을 살펴봤다. 신형 스포츠 칸의 전면부는 굵은 수평 대향의 리브를 감싸고 있는 웅장하면서도 익사이팅한 라디에이터그릴과 수직적 구성의 LED 포그램프가 육중한 차체를 안정감 있게 받쳐준다. 특히 칸 모델은 라디에이터그릴에 ‘KHAN’ 레터링을 크게 각인해 존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측면부와 후면부는 라디에이터그릴에서 일체형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사이드 캐릭터라인과 익스테리어 패키지인 휠&도어 가니쉬가 새롭게 적용됐다. 리어 콤비램프는 면발광 LED가 적용돼 후면에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량 내부는 깔끔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강인한 외관과 달리 반전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의 7인치 TFT-LCD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차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했으며 9.2인치 HD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까지의 도로 상황과 주변 정보를 전달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쌍용차의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센터페시아(왼쪽)와 2열 사진/조재훈 기자
앞좌석 및 뒷좌석에 적용된 고급 나파가죽 시트는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안락함을 선사했다. 열선시트가 1,2열에 모두 적용됐고, 1열에는 통풍시트까지 들어가 여름철 더위 걱정을 덜 수 있다.
뒷좌석에 아이소픽스가 탑재돼있어 카시트를 장착할 수 있는 부분 역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안성맞춤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남성적인 외관에 걸맞는 주행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모델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e-XDi220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AISIN AW) 6단 자동변속기로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을 낸다.
주행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부드러운 조향감이었다. 차체 크기가 크면 핸들이 무거울 것 이라는 편견을 깨고 웬만한 중대형 SUV보다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또 저속 주행에서 빠르게 치고나가는 탄력과 고속에서의 단단한 주행감이 주는 만족도가 높았다. 높은 운전석 위치는 넓은 시야와 더불어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픽업트럭 특유의 큰 차체와 높은 차고, 디젤엔진임에도 엔진음과 풍절음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쌍용차의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 테일게이트 개폐 모습. 사진/조재훈 기자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데크(짐칸)의 테일게이트는 쉽게 여닫을 수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해 보였다. 짐차로 유용할 뿐 아니라 최근 늘어난 캠핑족들에게도 적합한 차량으로 느껴졌다. 렉스턴 스포츠 칸 데크의 길이는 1610mm, 용량은 1262ℓ다. 이전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의 데크 용량보다 24.8% 더 커졌다.
쌍용차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무쏘라는 인기차종이 있었다. 무쏘란 차명은 코뿔소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무소'를 살짝 변형한 것이었다. 신형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시승을 끝내고 나니 과거 '무쏘 스포츠'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신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면서 위기에 빠진 쌍용차가 다시 한번 재도약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