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삼성 일가가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계획을 발표한 이후 삼성 주요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 회장의 주식이 누구에게 상속되느냐에 따라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날 최대 관심사인 주식 배분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2.29%포인트 하락한 1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장 초반 2.55% 상승한 14만500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해 낙폭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도 각각 0.97%, 0.24%포인트 내린 8만2100원, 8만4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가 유족들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주식 배분 상속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날 발표된 계획에서 이 내용은 빠졌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보유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진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17.33%)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과 삼성물산[028260]은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8.51%, 5.01%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날 지분 상속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배경으로 이 부회장의 부재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그간 주가에 선반영됐고, 상속 계획 발표 이후 차익실현을 하려는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고 이건희 회장(가운데)이 'CES 2010'에 참관한 모습.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