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옵티머스 재판'…정영제-유현권 중 누구 책임?

입력 : 2021-05-04 오전 3:00:00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정영제 전 골든코어(옵티머스 산하 부동산 개발회사) 대표가 ‘옵티머스 사태’의 연결고리라는 주장과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이 ‘옵티머스 사태’ 초기 설계자라는 엇갈린 주장이 복잡하게 엉켜 법정에서 조차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는 두 개의 재판이 동시에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11-3부(황승태·이현우·황의동 부장판사)는 유 전 고문 등에 대한 항소심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정 전 대표에 대한 1심 공판을 진행했다.
 
유 전 고문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온 박 모 전 MGB파트너스 대표는 “성지건설 자금 조달 과정에서 당시 골든브릿지증권 센터장이었던 유 전 고문을 통해 동부증권 부사장과 C&우방 CEO를 지낸 정 전 대표를 소개받았다”면서 “그때(2017년) 성지건설 300억원 유상증자를 하는데 정 전 대표가 자금을 끌어왔다”고 증언했다. 이어 “유 전 고문은 당시 증권사 센터장이었을 뿐, 성지건설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사모펀드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옵티머스 자산운용을 현장점검하기로 한 지난해 7월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앞에서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지건설은 2017년 6월 MGB파트너스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같은해 8월 MGB파트너스는 성지건설 최대주주 아이비팜홀딩스를 인수해 성지건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데 이어 9월 말 유증 참여로 경영권까지 확보했다. 여기서 300억원대 투자금을 집행한 곳은 정 전 대표의 회사 골든코어라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레포펀드 등에 투자한 1060억원 중 일부 자금이 쓰였다.
 
검찰은 이들이 유 전 고문 소유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옵티머스 자금을 조달받아 성지건설 전환사채(CB) 인수대금으로 쓰고, 성지건설이 이 자금을 다시 옵티머스 펀드에 반환하는 식의 이른바 '자금 돌리기'를 하면서 성지건설을 장악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고문이 ‘옵티머스’ 초기 설계자가 아니냐는 검찰 질의에 박 전 대표는 “우리는 (성지건설) 2차 전환사채(150억원) 인수하는 것을 취소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정 전 대표가 이를 추진했다”며 “그러고 나서 정 전 대표가 다투고 나가서 이것을 저희가 수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지건설은 1차(148만원), 2차(150억원) 두 차례 CB를 발행했다. 공시에는 2차 CB 인수자가 2017년 11월 노블글로벌(정 전 대표 100% 보유 법인)에서 2018년 1월 MGB파트너스로 바뀐 것으로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이 대목을 들어 ‘성지건설 무자본 M&A’와 상관없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유 전 고문과 박 전 대표 측은 2차 CB 납입 거래에 정 전 대표가 개입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유 전 고문 측 변호인은 “유 전 고문 형평상 벌금 150억원을 낼 수 없다”며 “벌금을 낼 수 없으면 2배의 형을 더 살아야하는데 이를 분리해서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들은 유죄 판결을 내린 1심 형량 부당하다며 모두 항소했다. 1심은 지난해 11월 유 전 고문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50억원, 박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벌금 250억원 및 추징금 278억원을 선고했다.
 
또 다른 법정에선 정 전 대표 측 증인이 유 전 고문의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 측 증인으로 나선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는 “(제가 봉현물류단지 인허가 로비를 벌였다는) 유 전 고문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혁진 전 대표로부터 경영권 인수하는 과정에서 쓴 확약서에 대해서는 “내가 쓴 것이 맞다”면서도 “유 전 고문이 당시 증권사 센터장이었는데 그의 부탁으로 쓰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유 전 고문이 수천억대 자산가라는 게 공공연히 회자됐었고, 그를 믿고 의지하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7년 옵티머스 펀드 운용에서 생기는 모든 법적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썼다. 그 뒤에는 양모 전 나라은행장이 핵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 전 행장은 2017년 9월 옵티머스운용의 상근직 회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3월 말까지 회장을 지냈다.
 
그 과정에서 이혁진 전 대표 측은 2017년 12월 김 대표와 양 전 행장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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