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자가격리 면제 계획에 따라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감염 우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은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그럼에도 1년 넘게 억눌렸던 여행 수요로 너도나도 '노쇼(no-show) 백신' 접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방역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9일 방역당국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여행 업계에서는 14일 의무 자가격리가 없는 해외여행상품을 내놓고 있어 변이 바이러스 유행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국내 백신 접종자에 대해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의심 증상이 없으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접종 완료자가 해외를 다녀온 경우에도 적용된다.
자가격리 면제 대상은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나야 한다. 다만,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나 브라질 등 변이 바이러스 유행 국가에서 들어올 경우에는 2주 격리 절차가 그대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상품 출시도 발빠르다.
참좋은여행은 지난달 30일 업계 최초로 백신 접종자를 위한 괌 패키지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하나투어는 하와이와 두바이, 몰디브 등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하와이, 몰디브 등의 일부 관광지는 다음 달부터 여행이 가능하다.
모두투어는 이달부터 하와이와 두바이, 대만, 베트남 다낭, 스위스 등 인기 휴양지에 갈 수 있는 패키지 여행 상품 예약접수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여행 출발 시기는 10~11월이다. 이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계획에 맞춰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노쇼 백신'을 예약했다는 직장인 최모(34세) 씨는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제대로 된 여행 한번을 못갔다"며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자가격리 면제가 된다고 하니 이번 여름에는 꼭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계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서 패키지 여행상품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해외여행이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이어 인도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전 세계 20개국에서 발견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도 울산,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영국발 변이 등이 잇따르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모(40세) 씨는 "해외여행은 누구나 가고싶다. 하지만 국민이 조금만 더 참아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질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세계적으로 점차 변이 바이러스 유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영국 변이의 경우 백신과 치료제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남아공 변이는 백신·치료제 효과가 떨어져 더 위중하다"고 말했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 패키지'가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김포공항 내 여행객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