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청와대 등 정관계 로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성보기)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증거은닉교사,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강세 전 대표에게 징역 5년, 7000만원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 정계 연결 고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이강세(가운데)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가 지난해 6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횡령 규모가 192억원에 달할 정도로 크고, 많은 이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또한 “김봉현(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범행을 몰랐다고 했던 피고인은 192억원이 법무법인을 통해 송금된 사실은 알았다고 진술을 바꿨다”면서 “피고인은 그 돈이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자금으로 사용된 것은 몰랐다는 식으로 진술했으나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이 김봉현 전 회장의 범행 전모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전 회장의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원을 통해 은닉한 USB 등은 라임 관련 내용이 아닌 본인에 대한 증거”라며 “자신에 대한 증거를 은닉한 것은 (이 사건) 증거인멸교사로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 전 대표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공모해 스타모빌리티 자금 192억원을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2019년 7월에는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막기 위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검찰 수사관을 만나 각각 5000만원과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금액은 김 전 회장에게서 청탁 명목으로 받았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강 전 수석을 만난 사실에 대해선 시인했으나 로비를 하기 위해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강 전 수석도 이 대표의 요청으로 2019년 7월 28일 청와대에서 만난 적은 있으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