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아파트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지방 미분양 시장에선 계약금 전액을 돌려주는 등의 '울며겨자먹기'식 고육책도 동원돼 눈길을 끝다.
수도권에선 잔금납입기일을 늘려주거나 일정기간 이자를 떠맡아 주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의 '울산 신정 푸르지오'에서 시행중인 '분양금 리턴제'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독특한 마케팅 중 하나다.
아파트 계약자가 입주 6개월 전 계약을 포기할 경우 아무런 조건 없이 납입한 계약금 전액을 돌려주는 제도다. 대출 이자 비용도 대우건설이 전액 부담해 유용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분양을 시작한 이 단지에서 초기 총 1280 분양가구 중 절반이 넘는 735가구가 미분양되자 이 제도를 시행했다.
현재 미분양가구수는 303가구로 많이 줄어든 상태다.
신정 푸르지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29~34평형이 전체 세대의 70%를 차지하는데 이 평수 물량은 거의 다 나간 상태"라며 "평균 3000만~4000만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조건없이 돌려주기 때문에 입주 잔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에서 분양중인 '아산코아루 애듀파크'의 경우는 '안심보장제'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안심보장제는 분양가의 70%만 납부하고 2년 후 프리미엄 상승률에 따라 차등 납부하는 방식을 말한다. 프리미엄 상승률이 30% 이하면 30평형은 분양가의 15%, 40평형은 10%를 오히려 돌려준다.
요즘 같은 집값하락기에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조건인 셈이다.
아산코아루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이 제도를 시행하기전 전체 가구의 20%가 미분양 상태였으나 지금은 거의 다 분양된 상태"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신규 입주 개시나 입주 지정기일의 종료를 앞둔 사업장에서 잔금납입 기일을 늘려주거나, 잔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입주 후 일정기간동안 지원해주는 사업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자이’는 전 계약세대를 대상으로 총 분양대금의 60%에 대한 이자를 1년간 대납해주고, 25인승 마을버스 10대를 10분 간격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보조할 계획이다.
인근 가좌동 ‘가좌 꿈에그린’도 신규계약세대에 한해 중도금 대출이자를 1년간 대납해 주고, 잔금 35%에 대해서는 무이자로 2~3년간 납부유예 기간을 주고 있고, 성복동 '힐스테이트 2~3차' 단지는 잔금 20%의 원금과 대출이자의 납부일을 입주 후 1년 뒤로 연장해 주고 있다.
함양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최근 수도권 아파트는 거래량이 평년의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기존 보유주택이 처분되지 않아 새 아파트의 입주 잔금을 마련 못하는 사람들을 돕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